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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온실가스 감축 'Red Alert'…‘꽃은 화려, 열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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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 언행 불일치 각국에 경고 메시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말로만 온실가스 감축이다. 전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대해 유엔 기후변화(UN Climate Change)가 내놓은 평가이다. 말로는 30%, 40% 온실가스 감축을 대놓고 홍보하는 각국이 실제로는 1% 감축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냉혹한 지적을 내놓았다.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에 화이부실(華而不實, 꽃은 화려한데 열매를 맺지 못함)이란 적나라함이 묻어나온다. 유엔의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유엔 기후변화는 최근 온실가스에 대한 국가별 자발적 감축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내놓았다. 각국이 내놓은 자료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로 판단해 봤을 때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지구촌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2도 상승을 제한한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화이부실(華而不實)’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WMO]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화이부실(華而不實)’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WMO]

유엔 기후변화 측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두 배의 노력, 더 강하고 더 도전적 기후 행동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됐다.

◆"이대로는 기후변화 못 막아"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될 때부터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구속력과 강제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맘대로 탈퇴한 바 있다. 아무런 제재도, 그 어떤 페널티도 없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올해 2월 재가입했다.

각국이 내놓은 NDCs는 그야말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화려한 '꽃'에 불과했다. 열매를 맺는 방법과 열매를 거두기 위한 노력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 불일치'로 유엔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COP26 회원국들에 유엔이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으라'고 다시 강조했는데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1년은 전 세계가 기후 비상사태에 맞서기 위한 휴식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적 관찰은 명확하고 1.5도 상승 억제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 탄소 배출 수준의 45%를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중간 보고서에는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지구는 지금 ‘붉은 경고등(Red Alert)’이 켜진 상황”이라며 “그 어떤 나라도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데 오는 11월 COP26을 앞두고 각국이 더 강한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문제는 시간”이라며 “전 세계 각국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나서겠다고 앞다퉈 선언하고 있는데 실행되지 않고 있어 절체절명의 상황이란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보고서는 많은 국가가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개별 목표 수준을 높였다고는 평가했다. 다만 이를 모두 종합했을 때 지금 상태로는 2030년에 2010년 대비 1% 감축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5도 상승 억제를 위해서는 2010년 대비 2030년 45%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는 발전소와 공장, 수송 분야에서 많이 배출된다.[사진=NOAA]
이산화탄소는 발전소와 공장, 수송 분야에서 많이 배출된다.[사진=NOAA]

패트리샤 에스피노사(Patricia Espinosa) UNFCCC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기후 행동으로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를 절대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며 “푸르고(green), 깨끗하고(clean), 건강하고(healthy), 풍성한(prosperous) 세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피노사 사무총장은 “이번 종합 보고서가 전체 그림은 아니라고 전제하더라도 전 세계가 경각심을 갖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관련된 2차 보고서는 COP26 개최에 조금 앞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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