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정부가 민간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자,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리모델링 사업을 고려하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등 수도권 54개 단지(4만551가구)가 조합설립을 마치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7개 단지(2만3천935가구)보다 가구 수 기준 70% 정도 증가한 수치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기존 골조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리는 수직 증축으로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건물 뼈대를 남기고 짓는 만큼 추진 과정이 수월하고 사업비가 저렴하다. 안전진단 등급도 재건축은 최소 D등급(조건부 허용) 이하지만, 리모델링은 B등급(유지·보수)을 받아도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까지 전국 곳곳에서 리모델링 신규 추진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안전진단·초과이익 환수 등 각종 규제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지고 속도가 나지 않자, 리모델링 열풍이 지방 광역시로도 퍼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는 둔산 '국화아파트'가 대전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다. 국화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지난 3일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입찰공고를 내고 정비업체 선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범식을 가진 추진위는 오는 23일 정비업체를 선정하고 이어 내달 중 설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설계안과 입주민 추정분담금 등을 토대로 오는 3~4월 중 사업설명회를 개최, 연내 동의율 약 67%를 넘겨 조합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가 지난해 말 리모델링 주택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된다. LG메트로시티는 지하 2층~지상 25층, 공동주택 80동, 7천374가구 규모의 단지로, 지난 2001~2004년 준공돼 리모델링 연한(15년)을 충족했다.
대구에서는 명문학군으로 유명한 수성구 범어동에서 우방청솔맨션(194가구)이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협력업체 입찰공고에 나섰다. 또한, 같은 구 내에 있는 오성우방(496세대)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이 단지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과 쌍용건설이 입찰을 앞두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리모델링 바람이 수도권에서 지방권까지 확산하자, 리모델링 사업 특화 기술력과 경쟁력을 내세워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출석 조합원 167명 중 164명의 지지를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총사업비는 708억원이다. 오는 2023년 1월 착공해 2025년 10월 준공 목표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지는 잠원한신로얄, 대치현대1차, 대치2단지, 가락현대6차 등 4곳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최초로 적용한 신공법인 '뜬구조공법'으로 청담 아이파크 리모델링 지하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말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신설한 현대건설은 지난 9일 경기 용인 수지에서 '신정마을 9단지(812가구) 리모델링 사업(공사비 2천280억원)'을 수주했다. 또한, 지난해 리모델링 분야서 약 5천733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포스코건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리모델링 사업은 서울 자양우성1차(2천171억원), 용인 수지 현대성우8단지(1천839억원),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천723억원)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리모델링 사업 수주목표를 역대 최대 규모인 8천억원으로 삼고 공격적인 리모델링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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