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애플카 협상 중단'에 휘청…증권가 전망은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애플카 위탁 생산설'이 돌던 현대·기아차가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상승여력이 충분해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현대·기아차에 대해 애플카 기대감으로 급등한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11일 장중 28만9천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지 한달만에 18% 가까이 하락했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1시6분 현재 0.85%(2천원) 오른 23만8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 5일 장중 10만2천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면서 전날까지 16.7% 급락했다. 이후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이날 오후 1시14분 현재 0.82%(700원) 오른 8만5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지난번의 공시 내용을 반복하면서도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한 줄 덧붙인 공시를 내보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8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 거래일 보다 각각 6.21%, 14.9% 내린 23만4천원과 8만6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공시에서는 애플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공식적으로 애플카 협의설을 부인한 직후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애플카 협의 중단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으나 미래차 전략에는 차질이 없다고 평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곧 출시될 아이오닉5를 통해 전기차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이오닉의 독자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자연히 기술 협력을 원하는 외부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기아차에 대해서는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8곳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또는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애플카 협상 중단 뉴스로 인한 주가 조정시기를 매수기회로 활용하기를 권유한다면서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9%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전날 기아차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를 연간 160만대로 늘리고 새 수익 모델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일 행사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며 "애플카 협상 중단 뉴스로 인한 주가 조정 시기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길 권유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아차는 2026년 전기차 11개 차종 풀 라인업 구성과 판매량 58만대 목표를 제시했다"며 "올해 7월부터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고 2023년부터는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신차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과 전기차 시장 점유율,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9만3천원에서 10만원으로 7.52%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