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는 시설에서 덜덜 떨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 8일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4시 10분 기준, 967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현재 부모님은 아동학대로 인한 접금금지 명령, 양할아버지는 성폭행으로 인한 감옥살이로 인해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라며 "부모님께 가끔씩 연락이 오면 할아버지가 걱정되니 용서하라는 말 뿐"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소녀는 "그 당시에는 시설에 가기 싫다면서 울면서 거절했었다. 제 곁에서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 지도해주시는 분이 없어 나쁜 길로 빠지기 때문"이라며 "실제로도 제가 시설로 옮긴 후 배운 건 자해와 조건만남뿐"이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시설에 적응하지 못해 1년 동안 5곳의 시설을 옮겨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청원인은 여러 차례 손과 목에 자해를 시도했고 조건만남과 성매매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자랐다고 썼다.
그는 "친구들이 제 과거를 알고 멀리할까 두렵고, 제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저려온다.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고 사랑받고 싶고, 주고 싶다"라며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20살이 되면 할아버지는 감옥에서 나온다. 시설에서는 20살 되면 퇴소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 무섭고 많이 겁난다"라며 "다가올 미래에 나를 지켜줄 사람 또는 보호해 줄 사람이 없다"라고 불안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는 "단지 제가 할아버지를 용서해서 할아버지의 형량이 깎이는 걸 바란다"라며 "하지만 저는 부모한테 돌아가고 싶지 않고 날 사랑해주는 부모를 만나고 싶다.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제발 이번에는 잘되길 바라며 동의를 요청한다"라고 적었다.
이 소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쓴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앞서 청원인은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할아버지가 와서는 몸을 만지고 성폭행했다"라고 피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할아버지가 저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다"라며 "성범죄가 아무것도 아닌 단어가 되지 않게 피해자 위주의 법을 만들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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