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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워서 배달하나"…'폭언 피해' 배달원, "가해자'님'의 사과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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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1 방송화면]
[사진=KBS1 방송화면]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이틀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 2일 게재됐다.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게시글 작성자는 서울 동작구 한 영어학원으로 배달을 갔다가 겪은 일을 소개했다.

작성자의 주장에 따르면, 라이더가 도착하자 학원 관계자는 바쁘다는 이유로 밖에서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1층에서 5~10분 기다리던 라이더는 다음 배달을 위해 다시 학원으로 올라가 결제를 촉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제를 마친 라이더는 다음 행선지로 향하던 도중에 학원 관계자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작성자는 통화 녹음본이라며 20분 분량의 음성 파일도 함께 첨부했다.

라이더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추정되는 학원 관계자는 "공부 못하니깐 할 줄 아는 게 배달일 밖에 없다", "본인들이 학교에서 공부 잘했으면 배달일 하겠나"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비하 발언을 참지 못한 작성자가 항의했지만 수화기 속 학원 관계자는 막말을 멈추지 않았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이어지자 영어학원 측은 진화에 나섰다. 어학원 본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서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원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동작캠퍼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로 확인됐다"라며 "해당 직원은 1개월 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지난 1일 마지막 근무 후 2일 퇴사했다. 퇴사하면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본 사안에 대해 동작캠퍼스 대표에게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15년 이상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이와 같은 사례가 전무했기에 본사 및 모든 가맹점 직원 전체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고, 피해 배달 노동자와 배달업체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사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할 뿐 학원에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배달원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가해자에게 '가해자님'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은 "가해자까지 존중했다"라며 칭찬했다. "못 배워서 배달하는 거다"라는 가해자의 막말과는 달리 '잘배운 인성 갑 배달 노동자'라는 찬사도 이어졌다.

피해 배달원은 "저희는 다른 걸 바라는 게 아니라 가해자님의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말을 조금 듣고 싶다"라며 "해당 학원에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라고 정중히 말했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 어린 사과"라며 "학원을 향한 별점 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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