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공정한 디지털 경제, 갑을 협력, 소비자권익 보호 등을 꼽았다. 올해 비전으로 ‘공정이 뿌리내린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경제’로 삼았다.
공정경제가 전 사회에 뿌리내리고 디지털 경제에까지 확산시키기로 했다. 혁신기업이 성장하고 취약계층의 권익이 보장되는 시장환경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 국민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공정문화를 정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한 6대 핵심 과제로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갑을(甲乙)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포용적 시장환경 조성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소유·지배구조와 거래질서 정립 ▲혁신이 촉진되는 시장환경과 거래 관행 형성 ▲소비자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 구축 ▲공정거래정책 추진 인프라 강화 등을 꼽았다.
◆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플랫폼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상생 협력을 통해 공정하고 혁신적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제정한다. 플랫폼사업자에게 거래 관여도에 걸맞은 소비자 보호책임을 부여하고 피해 예방·규제강화 등을 위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경제의 디지털화로 취약계층 보호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공급업자의 온라인판매에 따른 가맹·대리점 등 소상공인의 피해를 예방하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택배·배달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해 상단부터 최하단까지 단계별 계약서를 점검해 자율 시정토록 하고 표준계약서를 보급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안전한 비대면 거래환경을 조성한다. 무료체험 후 유료로 전환하면서 추가 고지 없이 자동결제하는 행위,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뒷광고, 후기게시판 조작 등 기만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온라인몰의 배송 전 주문을 취소할 때 배송비를 부과하는 행위 등을 점검한다. 국내외 OTT 사업자의 중도해지를 할 때 환불제한 등 불공정약관은 바로잡는다.
독과점 플랫폼의 경쟁 제한행위 규율을 통해 시장의 혁신동력을 유지한다. 플랫폼 산업의 시장 획정, 플랫폼사업자의 독점력 남용행위 판단 기준 등을 구체화해 ‘(가칭)온라인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을 제정한다.
ICT특별전담팀에 앱마켓·O2O(온-오프라인연계) 분과를 신설해 국내외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갑을(甲乙) 협력하고 상생하는 포용적 시장환경 조성=대·중소기업 간 자율적 협력과 상생 기반을 강화한다. 대기업에 편중된 공정거래협약을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전 분야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상생협약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공정한 계약문화 정착을 위해 표준계약서 도입업종을 확대하고 ‘공공기관 모범거래모델’을 기초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에까지 확산할 계획이다.
을의 협상력 제고 등을 통해 협력적 거래기반을 구축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기중앙회에 대금조정 협의권을 부여하고 가맹점주단체 신고제와 대리점사업자단체 구성권을 도입한다.
가맹본부에 대해 ‘1개 이상 직영점’, ‘1년 이상 운영’을 의무화하고 소규모가맹본부에도 정보공개서 등록과 가맹금 예치 의무를 부여한다.
거래대금이 공정하게 결정되고 신속하게 지급되는 거래환경을 조성한다. 긴급공사 등으로 사전에 하도급 대금 확정이 곤란한 경우 계약서에 하도급 대금 산정·정산 기준을 기재토록 해 분쟁을 예방한다.
코로나19 장기화·비대면거래 확대에 편승한 불공정행위에 엄정대응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 하락 손실을 가맹점에 부당 전가하는 행위, 온라인몰의 최저가 경쟁에 따른 손실분을 납품업체 광고비로 전가하는 행위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소유지배구조와 거래질서 정립=부당 내부거래 근절을 통해 건전한 거래문화를 확립할 예정이다.
급식·주류 등 국민 생활 밀접 업종을 중심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바로잡고 경쟁 제한성이 대기업집단 못지않은 중견 기업 집단에 대한 감시도 지속한다. 우회적 내부거래 감시를 위해 공익법인에 대한 각 계열사의 거래현황을 공시토록 하고 친족 분리 후 신설 회사도 내부거래명세 제출을 의무화한다. 물류, 시스템통합(SI) 업종을 대상으로 ‘일감나누기 자율준수기준’을 마련하고 일감나누기 실적을 공정거래협약 평가에 반영해 일감개방을 유도한다.
개정 기업집단법제의 안정적 정착을 통해 편법적 경제력집중을 억제한다. 기업집단법제의 개편 취지에 맞게 하위 법규 마련을 빈틈없이 하고 그 과정에서 재계 등 이해관계자, 시민단체 등과 충실히 소통하기로 했다.
공시제도·정보공개 등 시장압력을 통해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유도한다. 임원현황, 서면·전자투표제 운영현황 등 지배구조 관련 신규 공시항목을 발굴하고 내부거래 관련 공시항목을 자산유형별로 세분화한다.
규제 합리화를 위해 대기업집단 규율체계를 정비한다. 경제력집중 우려가 크지 않은 PEF 전업 집단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완화한다. 시장감시 필요성이 적은 소규모 비상장사의 공시 부담을 면제하고 지주회사 신고·보고 관련 자료제출 부담도 완화하기로 했다.
◆ 혁신이 촉진되는 시장환경과 거래 관행 형성=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촉진되고 기술이 보호되는 시장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벤처지주회사 자산총액 요건은 5000억→300억 원으로 완화했다. 벤처자회사에 연구개발(R&D) 5% 이상 중소기업 추가, 벤처 자회사 비중 요건 특례 신청제도(전체 자회사 자산의 50%→30%)가 도입된다.
대기업집단 편입 유예기간은 7년에서 10년으로 확대했다. 중소기업 기술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료의 비밀 관리성 요건을 완화하고, 승인도·회로도 등도 기술자료로 인정한다.
규제개선과 효과적 인수합병(M&A) 심사를 통해 경쟁적 시장구조를 확립한다. 중소기업 사업 활동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규제, 신기술을 도입·활용하는 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기술규제 등을 개선한다. 예컨대 항공기 없이 드론만 보유해도 항공촬영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한다.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항공·조선·기계 분야 M&A를 신속·효과적으로 심사하고 비대면 경제로 전환되면서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방송·통신·반도체 분야 M&A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국민 안전·건강과 밀접한 의료,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는 언택트,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부품‧중간재 등 분야에서의 담합을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반도체·제약 등 신산업 분야에서 국내외 독과점기업의 경쟁사업자 배제, 특허권자의 특허권 남용 등 경쟁 제한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 소비자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 구축=소비자 친화적 정책환경 조성을 위한 추진체계를 강화한다.
소비자정책위원회의 정부 부처별 소비자 정책 평가결과 공개를 확대해 책임 있는 정책추진을 유도한다. 온라인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한다. 소비자원의 소비자정책위원회 지원기능을 소비자 지향적 제도개선사업 외에 이슈 발굴·실태조사·대안도출 등 업무 전반으로 확대한다.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와 알 권리 구현을 위한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행복드림에서 국내외 안전정보를 원스톱 제공하고 국내 안전기준이 미비한 해외 리콜제품의 안전기준 제·개정 등 범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항균·에너지효율·인공지능(AI) 등 건강·성능·기술 관련 부당광고를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아동·고령자 등 안전취약계층을 위한 상품 비교정보 제공을 확대한다. 소비자 피해 취약분야 불법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피해를 예방한다. 태양광 설비 설치업체의 청약철회 방해·정보제공 미흡 등 농촌 지역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방문판매법 위반행위를 점검한다.
모바일 민원처리 시스템 구축, 온라인 분쟁 해결(ODR) 강화 등 비대면 상담‧피해구제를 활성화하고 단체소송 제기요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소비자 중심경영(CCM) 인증을 대기업 위주에서 모든 기업으로 확산하고 소비자권익증진사업의 안정적 수행을 위한 민간재단 설립 근거를 마련한다.
◆ 공정거래정책 추진 인프라 강화=신속한 시정과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한 집행체계를 구축한다.
단순 사실 확인만으로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권한과 하도급·유통 분야 분쟁조정 권한에 대해 지자체 위임을 추진한다.
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가 분쟁당사자 외 발주자에 대해서도 자료제출과 출석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불공정하도급 피해 금액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실시 근거를 마련해 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대리점법에 동의의결제를 도입하고 하도급법 위반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제를 도입해 피해구제를 강화한다.
사건처리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해 사건처리를 신속·효율화하고 공정거래정책 연구, 공정거래 문화 확산, 소상공인 종합지원 등 공정거래조정원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정책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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