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블루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랑 물결) 가 현실화됐다. 시장 곳곳에선 블루웨이브가 국내 증시에 호재일지, 악재로 작용할지를 놓고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국내 주식시장은 '꿈의 숫자'인 삼천시대를 열면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연초부터 동학개미로 일컫는 개인들의 매수세에 미국발 훈풍, 외국인 자금까지 순매수세에 나서면서 생긴 흐름이다. 직접적인 호재는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 현실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마땅한 추가 호재가 없던 시장에 블루웨이브는 증시에 불을 지폈다. 증권가에서는 블루웨이브가 국내 증시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코스피는 전날 숨고르기 국면에서 상승 마감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89포인트(0.71%) 오른 3114.5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2.38포인트(0.72%) 오른 3,115.04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91포인트(2.08%) 뛰어오른 977.66으로 마감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정책 추진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1월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가장 큰 이벤트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KB증권은 과거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약 한 달 정도는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에서 강세장 분위기가 유지됐다면서 1월 증시 강세 분위기는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바이든 정부의 정책 중 주식시장에서 관심 가져야할 것들로는 기후변화 대응, 동맹국과의 관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가 경기 부양책 등 4가지로 압축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이후 클린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바이든 당선에 따른 친환경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높은 상태다. 그러나 취임 이후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등 친환경 정책을 본격 추진함에 따라 친환경 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소 완화되고 다자간 협상이 강화되면서 우리 수출 여건이 양호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 내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사업이 진행되고 친환경산업을 육성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한국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이 더 커지리라 전망했다. 연구소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내다봤는데, 바이든 시대 출범으로 0.1~0.3% 포인트 가량 더 오른다는 것이다.
바이든 시대가 연 코스피 삼천시대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나쁘진 않다. 일각에서는 블루웨이브로 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인 증세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가 증시 하락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 상황은 백악관과 의회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 '블루웨이브'를 실현하면서 대규모 부양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달러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리게 되면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 긍정적인 상승 요인이다"고 내다봤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일시적인 주가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처럼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질성장 기대를 배경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금융시장에 부정적이지 않다"며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재평가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생각하며 올해 33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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