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토스뱅크가 1월 중순께 금융감독원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답노트'를 바탕으로 예비인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한 만큼, 본인가 심사도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맞게 '중금리 금융 활성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수년 간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아놓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11일 금융감독당국과 토스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가칭 토스뱅크)은 이달 본인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월 중 신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답노트 바탕으로 만반의 준비한 토스, 본인가 심사도 무리 없을 듯
토스뱅크는 지난 2019년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았다. 자본금은 2천500억원이며, 최대주주는 지분 34%를 보유한 토스다. 지분 10%를 보유한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는 2대 주주로 참여한다. 기타 주주로는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이 있다.
토스는 예비인가 심사에서 한 차례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그해 3월 토스는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을 냈으나 인터넷전문은행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는 토스뱅크의 출자능력 등 지배주주 적합성, 자금 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이유로 예비 인가를 권고하지 않았다.
이후 토스는 컨소시엄에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과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를 참여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당국이 지적했던 자본 안정성을 강화했다. 외평위도 이후 심사에서 "사업계획의 혁신성·포용성·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준비 상태가 비교적 충실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본인가 신청이 이뤄지고 나면 토스뱅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본금·자금조달방안, 대주주·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 임원, 물적 설비 등 법률상 인가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게 된다.
업계는 토스뱅크가 무난히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재수'를 통해 예비인가를 취득한 만큼, 법에서 요구하는 인가 요건에 있어 큰 결격 사유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9월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 앞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가요건 관련 질의·답변 ▲법상 인가요건 설명·보완 필요사항 ▲상세 인가절차 등에 대한 '종합적 컨설팅'을 제공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제출된 자금조달 계획이나, 유사시 주주들의 지원 여력 등 건전성과 관련된 내용, 물리적 보안 설비 등 은행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에 대해 굉장히 꼼꼼하게 볼 것"이라면서도 "다만 토스뱅크 컨소시엄엔 시중은행 등이 참여한 만큼, 건전성 차원에서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가 예비인가를 내줬다는 건 그 정도로 검증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3월 중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취득을 희망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선배 격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본인가 신청 후 취득까지 2~3개월 가량이 소요됐다. 토스가 목표로 잡는 토스뱅크의 영업 개시 시점은 7월이다.
◆1천800만 이용자 데이터 쌓은 토스뱅크 "중금리 대출 자신있다"
지난 2015년 정부는 23년 만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인가 단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여수신 업무 등 모든 은행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저신용자에 대상 중금리 대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대출 비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연 3% 미만 가계대출 비중은 전체의 83.8%로 전년 동기 대비 19.8% 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저금리 기조가 강화됐다고는 하나, 당초 정부의 기대만큼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이 활발하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과감히 늘리지 못하는 건 저신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탓이 크다. 대출을 내어줄 땐 향후 차주가 돈을 얼마나 잘 갚을 수 있을지 등을 고려하는데, 기존의 신용평가 방식은 '금융 거래' 이력에 방점이 찍혀있는 탓에 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후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부터 금융 플랫폼을 운영해오면서 이용자들의 소비 습관·카드 대금 납부·송금 이력 등의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만큼,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의 이용자는 1천800만명으로, 토스는 이들의 상당수가 토스뱅크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 뱅크는 오는 7월 쯤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기존 금융권이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중신용자와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은행 서비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주요 직군 경력 개발자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프론트엔드 개발자, 시스템엔지니어 등에 대한 채용을 진행했다. 토스뱅크는 영업개시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여 시점에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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