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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코로나 중증 환자용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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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의학원에 시범 설치 운영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 MCM 외부모습[KAIST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중증 감염병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이동형 음압병동이 개발됐다. 음압 병상이 모자란 곳에 필요에 따라 빠르게 조립, 변형, 확장할 수 있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병상 부족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은 작년 7월부터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연구해 온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 이하 MCM)'개발을 완료하고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KAIST가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임상검증용으로 설치한 MCM은 4병상 1개 병동으로 크기는 약 450㎡ 규모(가로 15m x 세로 30m)다. 4개의 중환자용 음압격리병실, 4개의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 제독실로 구성됐다.

오는 15일까지 진행할 시범운영 기간에는 의료진과 일반인으로 구성한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KAIST에서 개발한 MCM 시제품 [KAIST]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MCM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손쉽게 변형, 개조, 확장, 철거할 수 있으며 이송과 보관이 편리하도록 만들어졌다.

안전한 음압 환경을 형성하는 '음압 프레임'과 각 공간을 구성하는 `에어 텐트', 그리고 벽과 자동문, 의료설비, 병실집기 등 '기능 패널'을 필요에 따라 조합해 음압병동, 선별진료소, 음압화 중환자 병상, 음압화 일반병실 등으로 변형, 개조할 수 있다. 병실 규모도 규격화된 연결부를 통해 자유롭게 결합 및 확장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MCM 전실에서 본 음압병실입구[KAIST]
MCM 음압프레임 [KAIST]
MCM 패스박스와 글러브패널 [KAIST]

컨테이너나 텐트 등을 활용해 짓는 기존의 조립식 감염 병동은 건설과 장비 확보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기능적으로는 임시 수용 시설에 불과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중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전문적인 의료 시설로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남 교수 연구팀은 안전한 음압 환경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기기인 `음압 프레임'을 설계하고 이를 `에어 텐트'와 연결하는 모듈형 구조에 접목해 최소한의 구조로 안정적인 음압병실을 구축할 수 있는 MCM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며 이송 및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20병상 기준으로 모든 설비를 이송하는 데 2일, 병동 모듈 설치에 2일, 각종 설비 구축을 1일로 잡은 계산이다. 전실과 병실 하나씩으로 구성된 MCM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라면 15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하다. 비용도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음압병동 시제품 제작은 신성이엔지에서 맡았는데 6~8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이동형 감염병원의 경우 3~4주 이내 납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감염병 사태 이후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는 달리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모듈화된 패키지는 항공 운송도 가능해 병동 전체의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MCM 개발을 위해 KAIST 연구팀은 의료진과 협력해 감염 치료 프로세스와 음압병동 디자인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확립하고, 다양한 기능 패널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공동으로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를 개발해 감염병 대응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동 음압병동을 처음 운영하는 의료진들의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조민수 박사(비상진료부장)는 "이번에 개발된 MCM의 보급이 확대되면 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이 의료진 교육훈련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필요시에는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운영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택진 교수는 "MCM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MCM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K-방역의 핵심 제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ST는 과기정통부로부터 후원을 받아 작년 7월부터 교내에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을 출범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충식 공대 학장이 이끄는 이 사업단에는 KAIST 교수진 위주의 연구 책임자 45명과 외부 참여 교수를 포함해 총 464명의 연구진이 감염 예방-진단-치료 등 감염병 전주기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기반 한국형 방역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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