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2020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뮤지컬 ‘그라피티’가 관객과의 짧은 만남을 가지고 지난 3일 막을 내렸다.
다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그라피티’는 공연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에 선정돼 리딩 쇼케이스를 통해 소개됐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낙점돼 무대화했다.
제작사 우리별이야기 대표인 박서연 프로듀서는 “그라피티 예술가 뱅크시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그린 작품이 신선하고 유쾌했다”며 “그가 꿈꾸며 그리는 세상을 상상하며 ‘그라피티’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뱅크시의 일화를 모티브로 가상의 도시 ‘에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얼굴 없는 그라피티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비스와 그의 작품 속 매력에 빠진 타일러, 타일러의 아버지이자 에덴시 최고의 권력가로 모든 것의 가치를 돈으로 판단하는 클라인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갈등을 다룬다.
사회 풍자 작품을 그리는 미스터리한 예술가 나비스 역을 맡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김종구는 “나비스는 대단할 것 없고 평범한 작은 소시민일 뿐이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며 “그의 작은 날갯짓이 세상을 흔들지 않더라도 그는 어디서든 계속해서 날갯짓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맥락으로 나 역시 영웅은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슈퍼 가게 아저씨, 쌀집 아저씨, 미용실 원장님 등 영웅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자신이 표현하는 나비스의 이미지를 설명했다.
또 “모두가 각자의 인생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고 누군가의 인생에서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나비스는 자신의 작은 저항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거나 어떠한 생각의 의식을 주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연을 본 관객들이 각자의 인생에서 게임체인저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한 분 한 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된다면 그걸로 나비스를 만나고 연기한 것이 행복할 것 같다”고 전했다.
겉으로는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유약한 아들행세를 하지만 밤이 되면 거리를 누비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을 돕는 타일러는 홍승안이 연기했다. 타일러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극중 비중이 크다.
홍승안은 “뮤지컬 ‘그라피티’라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가지고 행복하게 작업을 했다”며 “모든 걸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억압돼 있던 타일러가 자유로운 예술가 나비스를 만나면서 아버지라는 틀을 깨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다”고 참여 의미를 밝혔다.
그는 “많은 고민을 거친 만큼 완성됐을 때 벅차고 행복했다”며 “좋은 창작진, 배우들과 함께한 연습 과정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두 배우는 “수정과 보완을 거쳐 본공연 때 더 탄탄하고 즐거운 공연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오랫동안 생명력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첫 선을 보인 ‘그라피티’는 록 음악 기반의 중독성 있는 넘버와 댄스컬을 표방한 안무 등이 강점인 뮤지컬이다. 반면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가진자와 예술가 간의 갈등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으나, 빈약한 서사와 구성의 단조로움, 다소 유치한 전개·대사 등이 아쉬움을 남겼다. 관객 피드백을 통해 본공연은 완성도를 높여 돌아올 예정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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