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뷰티업계의 거목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엇갈린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반적 실적 감소를 겪어야 했던 서 회장은 '비효율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전면에 내세웠고,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간 차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 야망을 드러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무식에서 '위기 극복'의 의지를 강조했다. 서 회장은 "고객과 유통의 변화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철저한 고객 중심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변화를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서 회장은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이라는 3대 추진 전략을 바탕으로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 경영방침을 현실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차 부회장은 같은 날 발표된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경제전망 불확실성과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경영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차 부회장은 "고객 대응 강화를 위해 유통업체 고객 점점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해 글로벌 차원 관리 프로세스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엇갈린 신년사'는 지난 한 해 양사의 실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뷰티 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력 채널인 면세점과 중국 시장이 매출 침체에 빠지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기 49.4% 줄어드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62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를 냈다. 주력 사업인 뷰티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생활용품 및 음료 사업부문이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성장에 성공하며 기록을 이어가는 데 힘을 보탰다.
업계는 이 같은 엇갈린 전략이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익성 높은 별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뷰티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반면, 사실상 뷰티 사업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생존을 위한 수익성 강화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이 내놓은 신년사는 상황을 보고 있는 두 경영자의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이며, LG생활건강은 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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