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구상에서 추운 남극 바다에서 사는 메로의 비밀이 풀렸다. 국내 연구팀이 메로 염색체를 해독했는데 저온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었다.
극지연구소 (소장 강성호)는 30일 세계 최초로 남극이빨고기(메로)의 염색체 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염색체는 생명체의 성장과 생존, 생식 등 유적 정보를 가진 구조물이다. 남극이빨고기 염색체에는 혹한의 남극 바다에서 어떻게 큰 몸집을 유지한 채 얼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는지가 담겨 있었다.

남극이빨고기(Dissostichus mawsoni)는 수심 10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류이다. 최대 몸길이 약 1.7 m, 무게 약 135kg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이다. 크릴과 함께 남극해의 주요 어족자원 중 하나이다.
극지연구소와 고려대 박현 교수 연구팀, 부경대, 국립수산과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남극이빨고기를 분석해 유전체의 크기 (926Mb)와 염색체의 수(24개)를 파악했다.
남극이빨고기는 2800만 년 전 남극빙어로부터 분리돼 독립 진화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621개의 유전자군에서 적응과 진화의 흔적이 확인됐다.
염색체 해독결과 생명체의 성장이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서 특이점이 나타났다. 이 특이점이 저온 환경에서 몸집을 키우는 남극이빨고기의 성장특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측된다.
남극이빨고기의 세포막 성분 중 하나인 스핑고지질(sphingolipid)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온도에서 지방이 굳는 것을 막고 일상 세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에는 최신 염색체 해독 기술인 실시간 유전자 분석방법 (SMRT sequencing)과 염색질 3차 구조 결합동정기술(Hi-C technology)이 이용됐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는 남극이빨고기의 보존과 지탱가능한 이용을 위해 조업을 관리하고 있다. CCAMLR 자료를 보면 2019~2020년 남극이빨고기 총 어획량 약 4169톤 중 우리나라의 어획량이 1139톤을 차지해 최대 조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결과(논문명:Chromosomal assembly of the Antarctic toothfish, Dissostichus mawsoni, genome using third-generation DNA sequencing and Hi-C technology)는 동물학분야 국제학술지 ‘Zoological Research’ 12월에 실렸다.
김정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염색체 해독결과가 남극이 빨고 기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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