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며 전년 대비 손해율이 개선된 데다 실손보험료에 더해 자동차보험료까지 인상하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실손보험료가 10% 이상 오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구 실손보험은 15∼17%, 표준화실손보험은 10∼12% 인상하자는 의견을 보험사들에 전달했다. 신 실손보험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이 만성 적자 상태여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지난해 실손보험 위험손실액은 2조8천억원이였고, 위험손해율은 133.9%로 지난 2016년 13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위험손해율은 131.7%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증가했고, 이로 인해 1조 4천억원 가량의 위험손실액이 발생했다.
실손보험 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다음으로 자동차보험 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역시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로 인해 내년 소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조6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에는 105.9%까지 치솟았다. 올해 역시 적정 손해율(78~80%)을 넘어섰다.
보험사들의 바람과는 달리 자동차보험료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보험료 인상과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지난 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대까지 하락했고, 3월에는 79.2%까지 개선됐다.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주요 4개 손보사들의 지난달 누계 손해율은 84.4~85.2%(가마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2~91.2%) 보다 5.0~6.7포인트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손보사의 순이익은 2조4천2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차량 이동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평가다.
또한 실손보험료가 대폭 오르는 가운데 자동차보험료까지 인상하는 것을 금융당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적으로 보험료는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될 정도로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이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손해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며 여전히 적자 상태다"며 "하지만 실손보험료가 대폭 인상되는 데다 자동차보험은 서민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내년 보험료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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