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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눈앞'…긍정적 영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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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병역특례도 가능…스포츠계와 논의도 활발해질듯

 [자료=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자료=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오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사실상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변이 없다면 e스포츠가 사상 첫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위선양한 e스포츠 선수들이 병역 연기나 특례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와 스포츠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최근 경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중국 올림픽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제39차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에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해당 제안이 총회를 통과하면서 e스포츠는 일단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확정 됐다.

다만 정식 종목으로 지정될지, 종전처럼 시범 종목에 머무를지는 OCA 집행부의 추가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 업계에서는 사실상 정식 종목 선정이 결정된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OCA가 중국 자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데 중국이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내년 1월께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스포츠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종목 채택된 것은 처음. 당시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등 5개 게임이 세부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도 선수단을 꾸려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다만 시범 종목이었기에 아시안게임 공식 집계나 종합순위 산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식 종목 채택이 최종 확정된다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 종목에서의 기록도 메달 공식 집계에 포함된다.

e스포츠의 정식 종목 채택이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시 일반 스포츠 종목과 같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병역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뒤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현역 선수로 활동하면서 544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이수하면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손흥민, 추신수 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이 같은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것처럼 '페이커' 등 e스포츠 선수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다면 e스포츠 선수들도 예외 없이 병역법상에 규정된 병역 특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가대표 '마루' 조성주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하카스퀘어 브리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2 부문 경기에 참석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DB]
한국 국가대표 '마루' 조성주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하카스퀘어 브리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2 부문 경기에 참석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DB]

또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에 포함된다면 e스포츠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스포츠로 보는 관점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아시안게임이 이 같은 방향을 더욱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스포츠를 스포츠로 봐야 할지는 오랜 논쟁 거리였다. IOC는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e스포츠를 종목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IOC는 지난 2018년 열린 '올림픽 정상회의'에서 e스포츠의 올림픽 진입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같은 아시안게임의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 움직임은 스포츠 대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는 고육지책으로도 풀이된다. 국가적으로 e스포츠를 장려하고, 인기가 많은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이같은 움직임이 주도적으로 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성희 한국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수입의 약 75%가 미디어 중계권에서 나오는데 최근 들어 올림픽 시청률도 줄어들고 젊은 층들의 이탈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e스포츠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채택된다면 젊은 층들 유입과 동시에 미디어 관심도 끌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경우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우승 등 2개의 금메달을 땄고, 국가적인 관심도 많아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넣고 싶을 것"이라며 "IOC든 OCA든 중국 기업들이 스폰서로 많이 들어가 있어 이러한 부분에 중국의 영향력이 컸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연기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등에서 국위선양한 e스포츠 선수들을 병역 연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월 국위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해 만 30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도록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을 통해 스포츠의 한 범주로 포함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 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논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큰 고민거리였던 e스포츠 업계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선수들의 전성기가 20대 초중반인데 대학원 진학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복무 기간이 이와 겹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무 후 경력이 단절되고 기량이 떨어지는 등 향후 선수 생활에 지장을 미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병역 문제 등이 해소될 경우 국내 e스포츠의 전반적인 인재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오지환 농심 레드포스 대표(한국e스포츠아카데미 대표)는 "지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때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지정되면서 e스포츠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며 "국가대표의 명예는 물론 병역특례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면 e스포츠를 지망하고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학부모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는 e스포츠와 스포츠 간 교류더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e스포츠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산하 게임콘텐츠산업과와 문체부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다. 또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국가대표 선정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문체부 산하 기관인 대한체육회 담당이다.

문체부 스포츠·체육 관련 조직은 2차관 산하로 1차관 아래인 게임콘텐츠산업과와는 다소 분리됐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등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e스포츠 업계와 스포츠 담당 기관들과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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