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백화점의 얼굴' 격인 1층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기존 화장품과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 식당이나 카페, 베이커리, 편집숍 등이 들어서는 '업종 변환'이 빠르게 이어지고 다.
일각에선 일반 매장이 있을 때보다 커피숍이 있으면 고객들이 더 쉽게 안에 들어간다며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분당점 1층이 대대적인 개편을 마치고 새롭게 단장한 매장을 고객에게 선보였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부터 이어오던 지역 소비자들에게 친근함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젊고 트렌디한 백화점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특색있는 브랜드를 배치하고 고객 동선을 새롭게 조성했다.
특히 이번 1층 개편은 AK플라자의 실험적인 시도가 반영된 신규 브랜드들이 곳곳에 입점했다.
먼저 샌프란시스코 3대 빵집으로 유명한 '타르틴 베이커리'가 1층 광장 전면에 대형 매장으로 들어섰다. 구매한 빵과 음료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마련된 넉넉한 좌석은 분당점의 랜드마크인 피아짜360 광장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도심 속 한가로운 테라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또 전 세계 와인 산지의 대표 와이너리 고급 와인부터 일상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글라스 와인 등 구매와 시음이 모두 가능한 '에노테카' 매장, 와인과 곁들이기 좋고 정통 샤퀴테리, 하몽, 살라미 맛집으로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더 샤퀴테리아' 매장을 나란히 배치해 와인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였다.
이밖에 가로수길에서 편의점 컨셉의 라이프스타일숍으로 MZ세대들에게 유명한 '나이스웨더' 매장, 게이밍 체어, 키보드, 마우스로 인지도가 높은 '제닉스' 매장이 백화점 최초로 입점했다. 또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해 독창적인 아트토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쿨레인라보'도 오직 분당점에서만 볼 수 있는 컨셉형 매장으로 입점했다.
AK플라자 상품본부 관계자는 "방문하는 고객의 일상처럼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백화점으로 인식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이 급감한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6월 영등포점을 '타임스퀘어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리뉴얼 작업을 단행하면서, 2개 동 가운데 한 동 전체를 '리빙관'으로 만들고 1층에 마치 대형마트가 떠올릴 정도로 식품전문관을 들여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월 미아점 출구 쪽에 있던 패션브랜드를 다른 층으로 옮기고 현재 그 자리엔 오픈형 레스토랑과 카페를 입점시켰다. 주변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백화점 자체에 대한 접근성 강화 측면에서 매장 업종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 정문 바로 옆에는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있는데 이 식당과 커피숍이 차지하는 면적은 1층 전체의 8분의 1에 해당한다.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을 리뉴얼하면서 화장품 매장을 1층에서 3층으로 옮겼다. 영등포점 1층의 기존 화장품 매장 자리에는 식당, 카페, 베이커리, 의류 편집숍, 소규모 서점 등이 들어선다. 롯데백화점은 노원점 1층에도 내년 초 카페나 식당 입점을 추진 중이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입점 대상으로 거론된다.
백화점들이 1층 매장 리뉴얼, 리빙관 신설 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온라인 우위 시대에 매장 자체에 대한 고객 접점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매장이 있을 때보다 커피숍이 있으면 고객들이 더 쉽게 안에 들어간다”며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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