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LG 계열 부품업체들이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주력 사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잘되는 사업에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함에 따라 지속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LG 부품업체들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단이 이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완전한 '탈(脫) LCD'를 선언했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제품은 정리하고, I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LCD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은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LCD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당분간 LCD 사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탈 LCD' 전략에는 변화가 없지만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컨콜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 중인 캐파(생산능력)를 제외하고 LCD 라인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QD 디스플레이에 영향은 없으며, LCD 패널 생산 연장은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LCD TV 팹 일부는 IT용으로 전환하고, 잔여 캐파는 기존 설비와 가용한 인력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와이파이 모듈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수원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 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내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5G 통신사업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 등 하이엔드 기술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자 와이파이 모듈 부문이 포함된 통신 모듈 부문의 실적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LG이노텍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은 지속하고, 오는 12월까지만 LED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LED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ED 사업은 조명용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이 뛰어들며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확대로 인해 LCD TV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수요도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업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잘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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