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장애인 일자리에 더해 에너지자립형 농장 만든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통한 스마트팜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이른바 간헐성(지속적이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가 심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태양광은 햇빛이 없는 흐린 날에는 전력 생산이 불가능하다. 풍력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복합 계간축열식 태양열과 지열원 히트펌프가 적용된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 기반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실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이란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이나 기계 장치를 설치하는 시설 농가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열,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 미래형 온실을 말한다.

태양복사에너지를 이용해 열을 생산하는 태양열 시스템은 계절 간 에너지 생산·소비가 불균형하다는 단점이 있다. 집열기에서 생산되는 열은 여름철 가장 많은데 난방과 급탕 소비량은 겨울에 가장 높다. 이러한 계절 간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생산된 열을 저장했다가 겨울에 공급하는 시스템이 계간축열 시스템이다.

연구원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 기반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은 3900m2 (약 118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대상으로 난방부하 80%와 냉방부하 50% 이상을 담당할 수 있는 복합 계간축열식 태양열, 지열원 히트펌프 적용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연간 에너지 비용의 70% 이상을 절감하는 통합에너지 시스템이 구성되고 관리운영 방안도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의 농업용 냉난방 설비는 가스보일러나 전기히터 등을 주로 사용해왔다. 이번에 개발하는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은 태양 복사에너지를 이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 생산하는 PVT(PhotoVoltaic-Thermal, 태양광·열) 집열기, 일반 태양열 집열기와 지열원 히트펌프 시스템, 여기에 계절 간 부하 평준화를 위한 탱크축열(TTES)과 지중축열(BTES)을 복합 활용하는 계간축열조 등으로 구성된 친환경 에너지로 구축된다.

연구팀은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 개발을 통해 농업 현장에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생산·저장·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스마트팜 적용 기술을 고도화하고 시스템 확산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표준모델 개발, 사후관리 등 유지보수 방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로 온실에 적합한 재생에너지 융복합 이용 공조시스템을 개발해 안정적 작물 생산과 에너지 절감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농업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증을 통해 친환경 인식을 확산하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설비를 활용해 농촌에서의 에너지자립도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실증사업은 국내 최초의 컨소시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푸르메 여주팜’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9일 착공식을 했다. 장애인 일자리와 친환경 에너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무엇보다 눈길이 쏠린다.

연구책임자인 김민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열융합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에 지탱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역 상생 모델 개발에 일조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융복합 시스템의 초기투자비용은 조금 비싼데 유지비용 절감에 효과적이어서 지탱가능한 일자리 창출 모델에 적합하고 재생에너지 융합기술 개발을 통한 스마트시티와 그린뉴딜 모델 구축과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