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화학이 우여곡절 끝에 배터리 사업 분사를 확정했다. 일부 주주는 물론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기존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며 분사를 반대했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LG화학은 30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총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 의안을 승인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LG화학은 12월1일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한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주 77.5%가 참석했고 이중 찬성률은 82.3%에 달했다. 주총안 승인을 위해서는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LG화학 지분율은 (주)LG 약 30%, 국민연금 약 10%, 외국인 투자자 약 40%이며 나머지 20% 가량은 국내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탈했지만 외국인 투자자, 국내 기관 투자자 등이 LG화학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장에 들어서며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분사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했지만 영향을 주진 못한 셈이다.
LG화학은 주총 투표 막판 전까지 주주 설득에 나섰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LG화학이 지난 7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이유는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해 왔기 때문"이라며 "이번 분사 결정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속하기 위한 또 다른 걸음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LG화학으로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배터리 분사에 성공했지만 국민연금까지 반대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은 물론 석유화학 사업 등에서도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화학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은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의 재투자를 통해 각 사업별 성장 잠재력 극대화 및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또 전지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커졌던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 구축 통해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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