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지역 이기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GTX 노선에 따라 아파트 집값에 큰 영향을 주다보니 지자체를 비롯한 주민간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도입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보고회를 열고 청라·영종은 물론 김포·검단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GTX-D 노선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용역에서 여러 노선 중 인천국제공항행과 검단·김포행, 두 노선을 동시에 시행하는 3개 방안이 중점적으로 검토됐다.
인천시는 두 노선을 각각 시행하는 것보다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비용 대비 편익(B/C)이 1.03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경기 부천을 기점으로 인천국제공항(청라 경유), 경기 김포(검단 경유) 등 두 축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Y자 노선을 최적의 방안으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인천시가 청라·영종과 김포·검단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묘수를 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수도권 서북부에 GTX-D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양측 주민들은 노선 유치에 적극 나서며 갈등을 빚어왔다. 정치인까지 가세해 선거공약까지 내걸었다.
인천시가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두 지역을 모두 지나는 GTX-D 중복 노선을 최적의 안으로 결정하면서 국토부에 공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이같은 발표 이후에도 두 지역간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방전을 이어가는가 하면 국토부에 단독 노선을 주장하는 등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GTX-A 건설사업도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청담동 주민들이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로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남구청 역시 주민 반발을 이유로 GTX-A 관련 굴착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GTX-A노선 시행사인 SG레일은 행정심판을 제기해 지난 5월 승소를 이뤄내면서 가까스로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 파주시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파주 교하지역 아파트 주민들이 열병합발전소 지하로 GTX 노선이 관통할 경우 위험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나선 것이다.
GTX-C 노선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C노선은 경기 수원에서 서울 도심을 지나 경기 북부 양주에 달하는 사업으로 총연장은 74.2㎞다. 이 가운데 양재~삼성 구간이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를 관통하다보니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우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단지 아래서 발파공사 등을 진행할 경우 1979년에 준공된 은마아파트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반면, 국토부는 선회반경 기준 미달로 노선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GTX-C 노선에 서울 성동구와 안양시, 의왕시가 각각 추가 정차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GTX는 서울과의 거리를 2~3배 단축시키는 만큼 건설업계에 새로운 교통혁명"이라며 "향후 분양시장은 GTX노선 수혜지역과 비수혜지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보니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노선을 끌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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