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삼성전기가 5세대 이통통신(5G)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고 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의 호조 속에 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동률 회복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오후 3시5분 현재 14만2천500원에 거래되며, 장중 기준으로 3월에 기록한 연중 최저인 8만1천700원에 비해 1.7배 넘게 올랐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상승흐름을 탄 후 지난 7월말 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인 14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이른바 '집콕' 현상과 맞물려 태블릿PC와 5G 확대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면서다. 지난 8월에는 12만~13만원대로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달부터 다시 14만원대에 올라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기의 핵심 제품이자 태블릿PC·스마트폰의 주력 부품인 MLCC 공급 호조를 전망하고 있다. MLCC는 전자기기에서 전력 저장과 방출을 조절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MLCC 매출의 약 70%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IT기기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에는 1천개 이상의 MLCC가 사용된다.
5G 스마트폰의 경우 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과 비교해 MLCC가 10~20% 이상 더 사용된다. 삼성전기의 최대 매출처인 삼성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와 갤럭시 Z폴드2, 갤럭시 Z폴드 플립 5G 등을 출시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매출원가가 크게 오르면서 35.8% 줄어든 2천60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2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46%, 41.3% 줄어든 1조8천122억원과 959억원에 머물렀다.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MLCC 업황 회복 지연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부품 수요가 회복되면서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MLCC 가동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기 실적 호조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들어 신한금융투자(18만원) 하이투자증권(17만5천원) 미래에셋대우(17만8천원) 한국투자증권(17만5천원) 4곳의 증권사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상향하거나 유지했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7만7천원이다. 13일 현재 주가(14만2천500원) 대비 24.2%의 상승여력이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가장 큰 수요처인 스마트폰 산업이 하반기 코로나19에서 회복되면서 이익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영업이익 증가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3%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단기와 장기 실적 모멘텀이 좋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5G 도입으로 인한 스마트폰 교체주기 단축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가장 견조한 제품은 MLCC로, 올 3분기 MLCC의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2천834억원으로 추정되며 국내와 북미의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내년에도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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