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질의하는 과정에서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것이 아니고 이건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 (생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추 장관은 "군인 법 절차의 허용된 범위 내의 정당한 병가였기 때문에 여기에 위법이 있을 수 없는 간단한 사건인데 이걸 크게 키우려고 하는 언론이 가세하고 야당이 증폭시켜온 아홉 달간의 전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어처구니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 장관의 말이 끝나자 박 의원은 "또 소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의 '장편 소설'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이 소설 쓰는 사람인가. 국회를 업신 여기며 그렇게 발언하느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보좌관에게 아들의 병가 연장 관련 전화를 지시한 바 없다"고 말한 추 장관의 대정부 질문 발언을 두고 날을 세웠다.
먼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에게 "검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6월 14일 병가 연장 보고를 받고 6월 21일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라며 "국회 거짓 진술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할 생각이 있냐"라고 추궁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과 지시를 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걸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하지만 '지원장교님'이라고 적혀 있다"라며 "아는 사람의 번호를 지시 차원에서 보냈다면 '지원장교'나 '대위'라고 하지 '님'자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 "이러한 문자메시지가 있다는 것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알았던 것일 뿐,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 의원이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군무이탈 사건'이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방부와의 서 일병 구하기'라는 야당 의원의 발언에도 추 장관은 "서 일병은 구해진 사람이 아니다. 군 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인데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추 장관은 재차 보좌관에게 아들의 휴가 연장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맥락을 보면 (보좌관에게 ) 아들과 연락을 취하라고 했지, 지시한 것이 아니"라면서 "보좌관이 스스로 한 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는 답변이 나온다"라고 했다. 보좌관의 '스스로 요청했다'는 답변은 지시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발언이라는 게 추 장관의 주장이다.
하지만 전 의원은 추 장관이 진행 중인 '검찰개혁'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전 의원은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지시인지 아닌지, 그 전 발언이 허위인지 여부는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야당에서는 민생에 대한 질의는 하지 않고 오로지 추 장과 관련된 정쟁과 관련된 이야기만 꺼낸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도 "많은 것을 준비해왔는데 도대체 국감이 흘러가지 않는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이어지자 윤 위원장은 "더는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라며 오전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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