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메일'은 실패했다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정부는 샵메일 서비스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샵메일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 전자문서는 2018년 295만통을 정점으로 2019년 183만통, 올해는 상반기까지 78만통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발표했다.

샵(#)메일은 공인된 전자주소를 이용하여 전자문서를 주고받는 공인 전자문서 유통 플랫폼이다. 메일의 송신, 수신, 열림상태 확인, 송수신 내용증명 등을 기술적․법적으로 보장했다. 종이형태로 유통됐던 서류를 전자문서로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기존의 범용 이메일과는 호환되지 않아, 서비스 출범 당시부터 '갈라파고스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는 게 홍 의원 측의 설명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관리해오던 샵메일 관련 시스템은 2016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이관받아 관리하고 있다. 현재 민간의 3개 업체가 샵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샵메일 서비스를 관리해온 NIPA은 연구용역을 통해 사업 첫해인 2012년 2억3천600만건, 사업 5년차인 2016년에는 108억통이 유통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샵메일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 전자문서는 예측치의 0.00063%, 0.00157%에 불과했다.

NIPA는 2015년 샵메일 수요조사 2차 용역을 실시했고, 1차 용역에서 예측한 108억 5천400만통의 0.032%에 불과한 349만 4천통이 유통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나마 2016년 실제 사용량은 230만 통으로 2차 수요예측의 66%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1차 수요예측치에 대비해 대폭 낮아진 2차 수요예측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16년 66%였던 2차 수요예측치 대비 샵메일 유통량은 2017년 23.9%, 2018년 5.1%, 2019년 1.0%로 급감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0.14%를 기록했다.

민간영역의 샵메일 이용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발송된 전체 샵메일 781,306통 중 정부 및 공공기관이 발송한 샵메일이 91.2%이었고, 기업은 8.7%에 불과했다.

가입자 이탈도 가속화 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샵메일 탈퇴건수는 19만5천420건, 가입건수보다 7만 2천여건 많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샵메일 서비스에 남아있는 계정은 총 10만7천625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샵메일 서비스를 구축한 NIPA, 현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NIA는 시스템구축 및 운영비, 인건비 등으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68억 이상을 투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자문서 유통 플랫폼을 샵메일에서 모바일 등 신규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사실상 샵메일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는 후문이다.

홍정민 의원은 "샵메일 서비스는 개발추진 당시부터 독자규격을 고집해, 기존 이메일체계와 샵메일이 호환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시작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샵메일서비스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 유사한 사업 추진과정에서 사용자의 편의성과 기존 인터넷서비스와의 호환성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