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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반도체 시장…美 SMIC 제재, 韓 기업에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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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이어 SMIC도 美 블랙리스트 올라…'잠재적 경쟁자' 사라져 수혜 전망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5일 미국 컴퓨터 칩 제조업체들에게 서한을 보내 SMIC에게 특정 민감한 기술을 수출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허가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SMIC로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이 중국군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에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거래를 막자 화웨이가 그 대안으로 SMIC를 주시하고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SMIC까지 제재를 내린 것은 사실상 미국이 중국 반도체 자급력의 숨통을 끊겠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SMIC 상하이 공장 전경 [사진=SMIC 홈페이지]
SMIC 상하이 공장 전경 [사진=SMIC 홈페이지]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분기 추정치 기준 4.5%로 세계 5위다. SMIC의 최대 고객은 전체 매출에서 18.7%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로, 퀄컴(8.6%), 브로드컴(7.5%), ON 세미(3.5%), 코보(2%), 싸이프레스(1.2%) 등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 SMIC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컴퓨터 칩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이번 일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SMIC는 중국군과 관계가 없고 군용 제품을 제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제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SMIC는 중국 현지 매체를 통해 "미국 정부가 제재를 했다는 공식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미국 상무부와 공개적이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미국이 SMIC까지 제재에 나선 것은 화웨이를 압박하기 위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거래가 막히자 대안으로 SMIC를 삼고 있어서다. SMIC는 회로선폭 14nm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최첨단 통신칩 제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지만 중저가용 제품은 생산할 수 있는 상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5세대(5G) 통신 장비,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컴퓨터 칩의 자급자족 시스템 구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SMIC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에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며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파운드리 산업을 주저앉히고자 하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SMIC에 약 2조7천억 원을 투자하고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파운드리 육성'이 반도체 굴기의 핵심이라고 판단해서다. 또 지원을 통해 반도체 생산 시장점유율을 현재 15%에서 2030년에 24%로 높여 미국은 물론, 대만까지 제치고 선두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조치로 SMI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소재를 수입하기 어렵게 되면서 첨단 기술확보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SMIC와 거래관계가 있는 일부 고객들의 점진적인 이탈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함과 동시에 최근 자국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 250억 달러(약 29조 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시행했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 때리기와 미국 반도체 산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기술패권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두고 업계에선 국내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는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SMIC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한 7nm 공정 진입을 노리던 잠재적인 경쟁자였던 만큼 삼성전자가 이번에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SMIC 등을 이용했던 퀄컴이 삼성전자 등을 대안으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이 SMIC에서 빠져나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의 제작의뢰를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국내 중소형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하는 데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SMIC와 사업 영역이 달라 큰 수혜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SMIC는 14nm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그보다 앞선 7nm 이하 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IC 제재는 미국을 위한 전략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파운드리 기업에 중장기적으로 나쁘지만은 않다"면서도 "이미 SMIC와 거래하는 기업들이 재고 물량을 쌓아놨을 것으로 보여 당장 반사이익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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