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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무색한 韓, 2년 후 AI 시장 中 4.5% 수준…"정부 규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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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인프라·특허는 '우수'…빈약한 인력풀·정부 투자에 모호한 규제로 성장 발목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가별 AI 수준을 비교한 '글로벌 AI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우수한 ICT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AI 산업 성장이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된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수준은 54개국 중 종합순위 8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인재, 인프라, 운영환경, 연구수준, 개발, 정부전략, 벤처현황 등 총 7개 부문 중 인프라와 개발을 제외한 5개 부문에서 인덱스 점수는 중하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재, 운영환경, 정부전략 및 벤처현황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AI 전문인력 수준 ▲인터넷·네트워크 등 인프라 ▲학술논문 등 연구수준 ▲벤처기업 규모, 투자기금 등 벤처현황에 이르기까지 총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은 데이터 규제 등 행정여건을 의미하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중국은 특허와 신제품 등의 개발 부문과 정부 전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네트워크 환경과 안정성을 의미하는 인프라 부문과 특허, 제품 혁신 등 개발 부문에서만 5위권에 진입했다. 나머지는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러 AI 발전을 위한 산업 생태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국내 AI 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美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한중 AI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은 119억 달러(한화 14조 원), 한국은 6천4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중국의 약 4.5% 수준에 불과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정부의 투자지원, 빈약한 인력풀, 규제에 막힌 산업여건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며 "세계 최초 5G 도입 등 우수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산업성장이 상당히 더디다"고 지적했다.

 [표=전경련]
[표=전경련]

이를 두고 전경련은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AI인덱스에 의하면 AI 분야 국가 차원 투자지원 등을 의미하는 '정부전략' 부문의 한국 순위는 54개국 중 31위로 총 7개의 항목 중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2017년 중국은 '차세대 AI 발전계획'에 3년간 1천억 위안(약 17조 원)을 투자키로 한 반면, 한국은 'AI 국가전략'에서 향후 10년간 1조3천억 원의 투자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에 대해 관련 업계는 AI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5G 산업 육성에 있어서도 우리 정부가 민간과 함께 투자하기로 한 30조 원 역시 1조2천억 위안(약 208조 원)으로 우리의 약 7배 수준인 중국 정부의 투자금액에 비하면 규모의 차이가 현격히 드러난다.

영국의 옥스퍼드 인사이트와 국제개발연구센터가 발표한 '정부의 AI 준비도 지수'에서도 한국은 2017년 4위에서 2019년 26위로 22계단 추락했다. 특히 별도로 'AI 총괄 장관'을 선임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19위)는 물론 말레이시아(22위)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프=전경련]
[그래프=전경련]

우리나라 AI산업 성장에 있어 AI 인재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전문인력을 의미하는 인재부문은 11.4점으로, 1위인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AI 관련 학술논문 등 출판물의 양적 수준과 인용정도를 의미하는 연구수준 또한 22.4점으로 2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재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은 기업 주도로, 중국은 국가 주도로 AI인력 육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AI 인재 리포트 2019'에 의하면 2018년 세계 최고급 AI 인재 2만2천400명 중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1만295명(46.0%), 2천525명(11.3%)의 인재가 활동하는 반면, 한국은 405명(1.8%)에 불과했다.

신산업 규제 등 AI 벤처 및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한국의 비즈니스 여건도 AI 성장을 막는 문제점으로 꼽혔다.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데이터 활용 정책과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비자, 행정절차와 규제환경을 나타내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한국은 47.1점으로 54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또 스타트업 규모와 투자를 의미하는 벤처현황 부문도 54개국 중 25위로 점수는 3.3점에 불과해 1위인 미국(100점)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운영환경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은 유망기업에 대한 파격적 법인세 감면(28%→19%), 해외 인재유치를 위한 비자 규제를 완화 등 친기업적 환경 구축으로 세계3대 유니콘 스타트업 보유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국은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3법'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가명정보 활용범위와 수준, 주체 등의 모호성, 단순 규정위반에도 형사처벌까지 적용하는 등 과도한 법적책임까지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기업에 부담으로 남아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며 산업 전반의 어려움에도 비대면 시대의 AI 시장은 12.3% 성장이 전망되는 등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현주소는 생각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AI시장 성장 및 기존산업과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의 원천인 인재확보와 함께 빠르고 강력한 규제완화와 투자, 세제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신산업 분야일수록 민관이 함께 뛰어야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해외인재 영입 및 기업의 재교육,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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