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하반기 비대면 온라인 형식으로 치러지는 e스포츠 대회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경기는 굳이 한 자리에 모이지 않고 대회를 진행할 수 있기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다. 다만 경기 진행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 대응이 현장 개최보다 늦을 수 있고, 전반적인 통제도 어렵기 때문에 e스포츠를 주최하는 업체들은 철저한 준비로 이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라이엇게임즈의 'LCK 서머'를 비롯해 펍지 'PCS(펍지 콘티넨털 시리즈)2', 블리자드 '오버워치 리그' 등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당초 이들 대회는 특정 지역 내 있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관중을 들인 가운데 치러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시행되는 가운데 국가 간 이동도 어려워지면서 국제대회의 경우 대부분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다.
LCK 써머 역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지다가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진행으로 전환한 바 있다.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경우 출전 선수들이 중국 상하이에 모여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 2020'을 비롯해, 펍지 'PMSC 2020', 컴투스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2020' 등 다른 주요 e스포츠 대회들이 올해 중 속속 온라인 개최를 결정한 상황이다.
대회 주최측과 선수, 코칭스태프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리그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다만 양쪽 중 한 곳의 인터넷 상황에 따라 경기가 지연·중단될 수 있고, 각종 문제가 생길 시 선수와 경기 진행요원, 주최측 간의 의사소통 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특정 장소에 모여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행여 벌어질 수 있는 돌발상황으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펍지는 지난 5월부터 'PCS 2020'을 통해 리그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당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제대회로 진행하려 했으나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 등에서 권역별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국가별·대륙별로 핑(반응속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같은 권역 국가를 중심으로 대결 일정을 짰다.
또 경기 진행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본경기 전 미리 연습경기를 통해 서버 안정성 등을 점검한다.
본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기술팀에서 원격으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실시간으로 경기 녹화를 진행하며 이는 필요한 경우 경기 영상을 다시 돌려보는 등의 용도로 쓰인다.
또 각 팀별로 주최측에서 파견한 감독관이 파견돼 경기 중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부정행위 등을 억제한다. 이 같은 사항들을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참가 팀들에게 안내해 선수들이 관련 규칙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3월부터 홈스탠드 방식의 리그를 중단하고 온라인 경기를 시작한 블리자드 '오버워치 리그' 역시 다소간의 시행착오 끝에 온라인 방식으로 계속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오버워치 리그'가 온라인으로 전환한 첫 주차에서 중계 중 검은 화면이 뜨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기존 트위치에서 유튜브로 영상 플랫폼을 바꾼 초기라 안정화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후 블리자드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으로 나눠 조 편성을 다시 했다. 최대한 핑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별로 조를 꾸렸다. 그러면서도 런던에 연고를 둔 '런던 스핏파이어', 뉴욕 연고인 '뉴욕 엑셀시어' 등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된 팀은 팀 재량에 따라 한국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이 두 팀은 올 시즌에는 아시아 지역 리그에 속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블리자드 측은 이외에도 클라우드 기반의 특별 서버를 만들어 경기 진행 중 서버 안정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언급했다. 리그 초반에 비하면 눈에 띄는 오류는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지난 3월부터 온라인으로 전세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를 개시한 라이엇게임즈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전 열흘 전부터 각 팀별로 숙소를 돌면서 숙소 네트워크 속도와 PC 사양 등을 점검했다.
LCK 팀의 경우 필요한 경우 롤파크에 있는 경기용 PC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기도 했다. 경기 중에는 감독관들이 경기 장소로 가 선수들과 실시간 소통을 하고, 선수들이 제기한 요구사항들을 경기를 모니터링하는 진행요원들에게 메신저로 전달해 문제가 생길 경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LCK의 경우 롤파크에서 진행요원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이를 녹화한다. 이를 통해 원격으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경기 후 녹화한 영상을 활용해 경기 중 벌어질 수 있는 부정 행위를 잡아낸다. 게임 중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버그에 대해서는 경기 전 각 팀들에게 공지하고, 만일 버그를 악용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전달한다.
다만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롤드컵은 중국 상하이에 참가 팀들이 한데 모인다. 리그는 대륙별로 분리해 치를 수 있지만, 전세계를 아우르는 국제 대회인 롤드컵은 참가 팀이 소속된 12개 국가가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등에 골고루 퍼져 있다. 서로 다른 대륙에 속한 팀 간 경기를 치를 경우 국가별 판이한 핑 차이 등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오프라인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핑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 간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SWC 전 경기를 온라인으로 치르는 컴투스도 각종 대응책을 세워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네트워크와 기기, 게임 환경 등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도록 안내하고 주최측에서 옵저버를 파견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상황을 점검한다. 또 선수들에게 대회 규정과 매뉴얼 안내 등 사전 안내를 종전보다 더욱 철저하게 진행했다.
매 경기에 앞서 음성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 사전 설치를 의무화하며, 선수들과 주최측 스태프들이 디스코드에 접속해 경기 중 실시간으로 음성·화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또 부정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최 측에서 불시로 화상 점검도 시행한다.
오는 11월 열리는 WCG의 경우 종목 선정부터 온라인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 게임 도중 이뤄질 수 있는 기술적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게임 개발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종목 선정 과정에서 이 같은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를 어느 정도 감안했다고 한다.
WCG는 이전에도 이미 수차례 온라인 예선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온라인 개최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는데, 경기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모니터링하면서 부정행위 등이 없는지, 지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체크한다.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실제 경기 상황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대회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DRX와 젠지 e스포츠의 LCK 서머 준결승전 4세트 도중 3시간 동안 중단된 바 있다. 지난 5일 열린 담원 게이밍과 DRX의 결승전에서도 세 차례 경기가 '퍼즈(일시정지)'되며 총 30분 정도 대기가 이뤄졌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준결승전 벌어진 장시간 지연 사태는 서버업체의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자체에 발생한 문제 때문으로, 복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결국 일반 이용자들이 플레이하는 라이브 서버에서 남은 경기를 속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원활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철저한 사전 점검은 물론 경기 중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으로 문제를 체크하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준비에도 경기 중 서버 문제 등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에 문제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복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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