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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아베노믹스로 혼수상태에 빠진 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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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가 '재패니피케이션' 피하려면 명심해야 할 아베가 남긴 6가지 교훈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아베가 떠난 일본에는 거덜 난 경제만 남아 당장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병까지 들은 경제는 2분기에 실질 GDP가 무려 27.8%(연율 기준)나 하락, 분기 기준 1955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아베노믹스를 믿어라!’(Buy My Abenomics)라는 구호를 외치며 2013년 아베는 레이거노믹스 등을 포함, 성공 확률 거의 100%인 ‘~노믹스’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왔다. 이와 함께 필살의 화살 3개, ①과감한 통화 정책 ②신축적인 재정 정책 ③성장 전략 등으로 일본 경제를 변혁시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차이나 데일리]
[차이나 데일리]

그러나 아베는 경제가 스태그네이션, 디플레이션, 낮은 이자율 등의 늪에 빠져드는 소위 ‘재패니피케이션’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훌륭한 교훈을 남기고 떠났다.

◇교훈 1 : 통화 정책은 유용하다.

최초의 경기 부양책은 2013년 일본은행의 대규모 자산 매입이었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채권 금리는 하락했고, 주식시장은 날개를 달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엔화 환율이 달러당 1백 엔 이하로 떨어졌고, 일본 산업은 활기를 되찾았다.

금융기관 대출은 늘고 실업률은 아베 정권 동안 통틀어 가장 낮았다. 높은 금리와 강한 엔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교훈 2 : 경기가 침체하면 세금을 올리지 마라.

아베노믹스가 망한 날은 바로 일본의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된 2014년 봄이었다. 소비세 인상은 전 정권에서 계획된 것이었지만, 아베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 계획을 밀어붙인 잘못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는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지난해에는 이 소비세가 다시 10%로 올랐고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경기 촉진책을 약속하고 이어 경기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쓰면 실패한다. 이것이 아베노믹스의 교훈이다.

◇교훈 3 : 신뢰는 모든 것이다.

아베노믹스 초기 구로다 총재는 2년 안에 인플레율을 2%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불가피하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소비세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르자 구로다 총재는 2014년 자산 매입을 연간 80조 엔까지 확대했으나, 결과는 별로였다. 통화 정책의 마법이 듣지 않았다.

구로다 총재는 인플레율 상승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높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정책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인플레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을 2014년 경기 침체가 날려버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 방법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조짐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에 의존하는 정책은 직접 이자율을 조정하는 방법을 이길 수 없다.

◇교훈 5 : 경기 촉진책은 공공부채를 해결하지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1990년 이후 국민총생산(GDP) 대비 일본의 공공부채는 하염없이 증가했다. 단 두 번의 경우는 예외였는데, 2005~2007년 일본 경제의 체력이 튼튼해지자 일본은행이 현명치 못하게 이자율을 인상했을 때와 2013~2019년 아베노믹스가 소비세 인상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실탄이 충분한 때였다. 민간 부문이 축소될 때만이 공공 부문이 확대될 수 있다. 경제의 건강성은 재정 축소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교훈 6 : 성장 전략의 한계.

아베노믹스에 대해 일본인들의 가장 흔한 비난은 그가 결코 구조 개혁에 대한 약속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베가 공무원 보호 해체 같은 급진적인 개혁은 추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전기 시장을 자유화하고 중국 관광객들에 문을 열었으며, 농업 로비를 금지하는 개혁은 실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 성장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인력, 더 좋은 교육 환경, 자본 축적,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새로운 기술에 의해 촉진된다. 인구가 줄어드는 일본으로서는 경제를 확장하기 위한 가장 유일하고 확실한 개혁은 대규모 이민이었다. 아베는 이민이 경제 범주를 넘어서는 주제여서 쉽게 손을 댈 수 없다는 것은 바로 파악하고 있었다.

아마 아베의 잘못은 경제 회생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주장을 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회생 정책은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을 펴는 것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베가 떠난 지금 일본은 어떻게 됐나? 어려움은 전보다 더욱더 커졌다. 모든 경기회복 정책이 실패로 끝나자 일본 국민들은 또 다른 정책을 믿지 않는다. 인플레율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현재의 상황은 만성적인 수요 부족이라는 증세인데, 끊임없이 증가하는 공공부채가 이 부족을 불완전하게 메우고 있다.

한 가지 옵션은 기다리는 것인데, 중앙은행은 자산 매입을 계속하면서 최선을 위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일본 중앙은행이 2016년 이후 지켜온 기본 방침이다. 자산 매입을 정부의 지출과 더 긴밀히 연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절망적인 것은, 아베가 잘 팔아먹은 희망을 지속하기 위해 일본은 별다른 대안이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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