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MP3플레이어 업체인 아이리버가 10월초 'PMP-100시리즈'의 판매에 들어간 데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 8일부터 PMP '옙 YH-999'을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MP3P 시장에 이어 두 회사가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시장에서 다시 맞붙었다.
아이리버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플래시타입 MP3P에 이어 차세대 휴대용 디지털기기로 떠오른 PMP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불꽃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아이리버와 삼성의 대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각 사의 PMP가 속속 실체를 드러내고는 있지만 제품 출시 초기단계인만큼 어떤 제품이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은 상황. 또 유통경로가 다변화돼 있지 않은 PMP의 경우 판매집계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11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300여개 연동쇼핑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MP 판매집계 상위순위에는 아이리버 PMP-120(20GB), 아이리버 PMP-140(40GB), 디지털큐브 PMP-1000(20GB), 네오솔 CN-2210MS 등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아이리버, "가격 같지만 사용 칩셋은 다르다"
값비싼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PMP의 경우, 삼성과 아이리버의 20GB HDD(하드디시크드라이브)를 탑재한 PMP는 모두 59만9천원으로 가격은 똑같다.

아이리버는 40GB PMP도 69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20GB 제품의 경우 700MB 동영상 파일을 기준으로 약 25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또 TV출력(TV-Out) 단자가 있어 TV를 통한 감상도 가능하다.
양사 PMP가 서로 다른 점은 아이리버의 경우 디코딩칩셋(압축된 파일을 풀어주는 역할)으로 'TI칩셋'을 사용하고 있지만 삼성은 '인텔 칩셋'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아이리버의 'TI칩셋'은 또 다른 PMP제조업체인 디지털큐브가 사용하고 있는 '시그마칩셋'에 비해 동영상재생이 느리다는 단점이 네티즌들에 의해 지적되고 있는 상황.
흔히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동영상은 디빅스(DivX) 기반에 'AC3'(돌비디지털)나 'DTS'로 인코딩된 파일이 대부분인데 아이리버 'PMP-100' 시리즈는 이런 파일을 그대로 재생하지 못하고 변환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60분짜리 동영상을 재생하는데는 보통 20분이 걸린다"며 "어떤 파일이냐 또는 화질과 압축률에 따라 용량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용량별로 재생시간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삼성의 장성덕 사업팀장은 "삼성 PMP가 사용하고 있는 인텔칩셋은 100MB를 전환하는데 10분 정도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의 PMP는 아이리버 PMP처럼 리눅스기반의 운영체계(OS)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MS)기반의 O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윈도미디어 재생파일인 WMA(음악파일), WMV(동영상파일) 파일 등은 곧바로 재생이 가능하지만 MS가 지원하지 않는 파일은 변환작업을 별도로 해줘야 한다.
장 팀장은 "교육방송(EBS)의 각종 동영상 교육자료들은 WMV파일을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의 변환작업 없이 바로 다운로드하여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MP와 PMC는 다르다
아이리버측은 엄밀히 말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PMP는 PMC(Portable Media Center)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PMP와 PMC에 대해 확연한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PMP와 PMC의 차이점은 오픈소스인 리눅스기반의 응용체제를 사용하느냐 윈도기반의 응용체제를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리눅스기반의 경우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WMA파일을 비롯해 다른 파일도 재생이 가능하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은 리눅스 기반의 PMP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PMC간 경쟁구도에 대해서 "당장은 MS가 윈도 사용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PMC가 유리할 수 있겠지만 로열티 거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어 "PMP는 OS가 리눅스이고 이는 개방형이어서 다양한 기능을 컨버전스하기 용이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이리버의 경우 "올 연말경 PMC를 출시할 예정이며 우선 미국과 유럽에 우선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 PMP시장 본격 형성 기대
실제로 삼성과 아이리버가 PMP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양덕준 레인콤(아이리버 모회사) 사장은 "PMP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휴대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의 컨버전스가 가능하도록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또 "아직까지 동영상 파일의 용량이 커 다운로드나 재생이 용이하지 않고 다양한 동영상 파일의 재생이 쉽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지만 이는 곧 기술개발을 통해 극복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PMP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2006년엔 성장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업계 최초로 화면크기 4인치, 화면 비율 16대9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PMP 전용 LCD를 개발, PMP시장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아이리버 뿐만 아니라 삼성의 PMP는 모두 3.5인치 LCD를 사용하고 있는데 4인치 크기 LCD는 16대9의 비율을 재생할 때도 아래위 공간의 낭비를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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