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성장동력이 될 5세대(5G) 시장을 노리고 하반기에 본격 경쟁을 펼친다. 두 회사 모두 프리미엄폰과 보급형 제품을 앞세운 투 트랙 전략으로 5G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평균 45개월로, 시장 초기 28개월보다 크게 늘었다. 거의 4년에 한 번 꼴로 제품을 바꾸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이 나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사용자들이 예전만큼 제품을 자주 교체하지 않고 있다"며 "한 번 사면 고장도 잘 나지 않아 신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도 주춤한 모습이다. 가트너가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천914만 대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선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14억1천만 대 규모였던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11억9천만 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세계 곳곳의 공장이 폐쇄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스마트폰 수요가 줄었다"며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스마트폰 업체들은 5G 시장을 겨냥한 전략폰을 앞세워 위기 돌파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5G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노트20'을 21일 정식 출시하는 데 이어 '갤럭시Z폴드2'도 다음달 1일 공개한다. 특히 '갤럭시Z폴드2'는 디스플레이와 힌지(경첩) 부분이 개선된 데다 초박형강화유리(UTG)가 적용되는 등 전작보다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 5G'도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다음달 중 국내에 정식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갤럭시노트20'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일부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 점은 흥행에 부담요인이다.
'카툭튀(카메라의 튀어나온 정도)' 문제와 후면 카메라 모듈 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현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초 출시된 '갤럭시Z플립' 역시 일부 소비자들이 액정 불량 등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5G 제품에선 얼마나 개선될지가 관건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해소되지 않을 땐 점유율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16.3%로, 작년 상반기보다 2.0%p 줄었다. 17.5%였던 작년 연말과 비교해도 1.2%p 감소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시장 규모가 축소하고 있는 데다 경쟁까지 심화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출시한 '갤럭시A51'와 '갤럭시 A71'를 비롯해 올 하반기에도 중저가형 5G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올 삼성전자가 조만간 '갤럭시 A90 5G' 후속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최신 플래그십 제품으로도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점유율이 떨어졌으면 최선을 다해 올릴 것이란 원론적인 얘기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국내만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글로벌(기업)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제조사 입장에선 할 말이 없다"며 "중저가 A 모델은 하반기 동안 수시로 출시될 예정으로, 투 트랙으로 플래그십 제품과 중저가 제품을 앞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역시 올 하반기에 고부가가치를 높인 전략 폰과 중저가 제품을 동시에 앞세워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특히 다음달 말에는 가로 회전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새로운 스마트폰 'LG윙'을 공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 제품은 기본 스마트폰에 가로로 회전하는 보조화면이 달린 형태로 '가로본능 폰'으로도 불린다. 가격은 100만 원대 초반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지난달 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에 1천 달러(약 118만 원) 이상의 5G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폼팩터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고객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LG전자는 이달 말께 첫 보급형 5G 스마트폰인 'LG Q92 5G'를 출시한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50만 원 중반대로, 올 상반기에 출시됐던 'LG 벨벳'보다도 성능이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카메라 수가 'LG 벨벳'보다 하나 더 늘어 후면에는 4천800만·800만·500만·200만 화소 등 총 4개로 구성됐다. 또 전면 카메라도 1천600만 화소인 'LG 벨벳'보다 3천200만 화소로 향상됐다. 더불어 LG전자는 내년에 '롤러블' 방식의 스마트폰도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 Q92 5G'는 올 하반기 보급형 5G 시장에서 고객을 선도적으로 공략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담긴 제품"이라며 "중저가폰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오랫동안 이어진 적자행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도 담긴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토로라는 다음달 9일 '모토 레이저 5G'를, 애플은 오는 10월 '아이폰12'를 출시하는 등 올 하반기에는 5G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 같다"며 "삼성과 LG가 이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상당히 있고, 특히 중저가 시장을 노리고 제품력을 강화하고 있어 일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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