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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쩌면 해피엔딩’ 양희준·한재아의 도전과 배움 그리고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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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정문성 칭찬·격려에 더 열심히 연습…좋은 기회 만나 행복해”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되게 따뜻하고 핑크색 솜사탕 같은 작품이에요. 저도 공연을 하다보니까 정화되는 느낌을 받아요.”

양희준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솜사탕에 비유하며 “아기자기한 사랑얘기여서 지난 시즌에 객석에 앉아 심장을 긁으면서 봤다”고 말했다. 한재아는 “나는 초연과 재연을 다 봤다”며 “음악도 좋고 극 자체가 사랑스러워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양희준과 한재아는 2017년에 각각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 앙상블과 연극 ‘리스크’의 아루투로 역으로 데뷔했다. 한재아는 이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안토니아 역과 ‘그리스’의 샌디 역을 맡으며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양희준은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초연과 앙코르 공연에서 홍단을 연기했다.

데뷔 4년차인 두 배우는 ‘어쩌면 해피엔딩’ 세 번째 시즌에 뉴캐스트로 함께 합류했다. 초연과 앙코르부터 참여한 전미도·정문성과 재연 무대에 오른 강혜인·전성우보다 준비할 게 많아 둘은 따로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다.

[사진=조성우 기자]

양희준은 “연습 때 재아가 많이 챙겨줬다”며 “재아는 되게 꼼꼼하고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연습을 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본인이 연습하고자 하는 것을 다 정리해서 와요. 목차까지 만들어놓는데 저는 그런 것 없이 가서 하고 싶은 거 연습했어요. 재아가 한번은 카톡으로 제 목록을 써줬어요. ‘1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읽어와’ ‘2번, 어디까지 외워와’ 등등.(웃음)”

한재아는 “드라마를 바로바로 나가는데 다 하셨던 선배님들이니까 따라가기 급한 게 싫어서 그랬다”며 “외워야지 노트 들을 것도 많지 않나. 노트가 ‘대사 외워오세요’ 같은 거면 시간이 아까우니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희준은 “나는 감동이었다. 무척 고마웠다”며 “재아가 모범생처럼 늘 정리하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계속 멋있어보였다”고 한재아를 칭찬했다.

한재아는 양희준에 대해 “‘오빠 이렇게 하자’ 하면 완벽하진 않아도 연습해온다. 나는 그게 되게 고마웠다”며 “따로 연습도 많이 했는데 추가 연습을 제안하면 늘 흔쾌히 좋다고 해줘서 그것도 고맙고. 일단 오빠랑 많이 맞춰볼 수 있어서 되게 좋았다”고 말했다.

“대극장 작품들은 여러 명이서 하니까 이렇게 집중해서 연습하는 것 자체가 어렵잖아요. 계속 둘이서만 연습해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어요. 그러다보니까 저도 신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사진=조성우 기자]

양희준은 “혼자 새로 들어왔으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같이 처음부터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의지가 많이 됐다”며 “물론 부탁을 하면 누나·형들이 챙겨주고 도와주긴 하지만 정말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물어보긴 미안하고 실례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재아가 있으니까 작은 것부터 같이 얘기하고 연습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같이 연습하자고 먼저 물어보는 것 자체가 용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용기를 못 내서 말을 안 한 거였고요. 재아가 선뜻 용기를 내 물어봐줘서 반가웠어요.”

한재아는 “아무래도 부담이 좀 커서 혼자 힘들어할 때도 있었는데 오빠는 성격이 되게 무던하고 감정기복이 없어서 잘 잡아준다”며 “내가 찡찡대면 옆에서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주고 못 따라가고 있으면 잘하는 것을 칭찬해주곤 했다”고 양희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양희준은 “많은 것을 신경 써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작품 자체가 완성도가 있다 보니까 매뉴얼처럼 정해진 부분들이 많아서 대사와 가사뿐만 아니라 확실한 약속들이 되게 많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들로 해서 정해진 규칙들인데 그런 것들을 많은 대사와 가사 속에서 신경 써서 해야하다보니까 할 것도 외울 것도 되게 많았어요. 근데 작품 안에서 스스로 해석을 하고 연구해야 되는 것도 있잖아요. 저는 뭔가 일이 많으면 잘 고장이 나고 느려요. 암기하고 내 걸로 만드는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라서 그게 힘들었어요.”

한재아는 “극을 이끌어나가야 된다는 부담감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며 “많이 들으면 대충이라도 금방 외우는 편인데 외웠다고 내 것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일단 해놓고 쌓아가는 과정들이 어렵지만 좋았다”고 밝혔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 작가·윌 애런슨 작곡가 콤비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창작뮤지컬이다. 21세기 후반 낡은 로봇 전용 아파트에서 구형이 돼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는 두 헬퍼봇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양희준은 옛 주인 제임스의 취향을 닮아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헬퍼봇5’ 올리버를 연기한다. 한재아는 헬퍼봇5에겐 없는 사회적 기술을 갖춘 ‘헬퍼봇6’ 클레어로 분한다. 클레어는 옛 주인들의 이별 과정을 본 탓에 관계에 관해 냉소적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사진. [CJ ENM]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구축했는지 묻는 질문에 한재아는 “일단 로봇이니까 움직임 생각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제가 몸을 잘 쓰는 배우가 아니어서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영화 ‘그녀’랑 안무감독님이 추천해주신 영국 드라마 ‘휴먼스’를 보면서 연구를 했어요. 주변에 춤 잘 주는 배우 언니·오빠들을 만나면 물어보기도 했고요. 움직임부터 해야지 정서도 클레어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한재아는 처음엔 클레어에 100% 공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습 초반엔 그걸 따라가는 것도 조금 어려웠는데 지금은 하면 할수록 너무 이해가 돼요. ‘아, 이런 사랑도 할 수 있구나’ 오히려 클레어한테 배우는 느낌이에요.”

그는 “연습할 때도 잘 못 느끼다가 계속 무대에 서고 여러 올리버들이랑 맞추면서 진짜 사랑에 빠지는 순간들이 있다”며 “훅 마음이 갈 때가 있는데 다 다르다. 좀 빨리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버가 주인한테 갈 때 ‘이 사람이 너 버렸다’고 얘기하는 게 항상 다르게 나왔던 것 같다”며 “마음을 연 친구니까 정말 친구처럼 할 때도 있고 조금 더 깊어져서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사진. [CJ ENM]

양희준은 “나는 캐릭터를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설정한 이유에 가장 무게를 둬 로봇이 느끼는 순수함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감정을 사람처럼 확 느낄 수 없는 로봇이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나오는 때 묻지 않은 아기 같은 순수함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안무감독님이 우리한테 아기 영상을 보여주셨어요. 3~4세 정도의 아기들이 처음 뽀뽀를 했을 때와 아기들이 안았을 때, 손잡았을 때 영상들이었어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기들인데 뽀뽀하고 손잡으면 자기들끼리 느껴지는 민망함이 있는 건지 행동이 되게 깨끗해 보이더라고요. ‘처음 감정이란 게 생긴 로봇들도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로 캐릭터를 구축한 것 같아요.”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 양희준은 “올리버가 다른 로봇들보다 하향된 버전이라 그런지 단순하지 않나. 나도 단순하다”며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편하게 산다”고 말했다. 또 “계속 자기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온 올리버처럼 나도 되게 행복하게 사는데 그런 점이 닮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한재아는 “작가님도 강조를 하셨던 건데 관계맺음에 있어서 시니컬한 게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음을 쉽게 여는 것처럼 보이지만 벽이 있어요. 상대방의 변화를 느끼면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닫는 편이거든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렇고 연애를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양희준과 한재아는 첫 공연도 함께 했다. 한재아는 “오빠랑 연습도 제일 많이 했고 런도 제일 많이 돌아서 편해서 더 즐겼던 것 같다”며 “엄청 떨지 알았는데 진짜 재밌게 했다”고 밝혔다.

“올리버가 처음에 ‘나의 방안에’ 노래를 하잖아요. 거기서 어떤 악기 세션이 나오는 구간을 좋아하는데 그 부분을 듣고 갑자기 신났어요. 그러고 나서 무대에 딱 등장하자마자 다들 마스크를 쓰고 객석을 꽉 채워 앉아계시니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실수도 물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엄청 재밌게 했어요.”

양희준은 “나도 정말 재밌게 했다”며 “가장 많이 우당탕탕 했지만 재미로 따지면 손꼽히는 회차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첫공에서 오는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서 설레고 재밌었던 것 같다”며 “실수가 나오더라도 계속 올리버로 최대한 집중해서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조성우 기자]

이번 작품이 중·대극장 무대에만 오르던 두 배우에게 관객들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소극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특별함도 있다. 한재아는 “이렇게 가까운 건 처음이라 좀 무섭더라”며 “‘굿바이 마이 룸’이란 넘버는 객석 바로 앞에 앉아 불러서 그땐 시선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집중해서 한다 해도 겁이 많이 났는데 관객들이 오히려 웃고 좋아해주시고 마지막에 슬퍼하는 것도 바로바로 느껴져서 좋더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희준은 “중극장도 막상 앞에 나오면 되게 가깝게 느껴져서 바로 앞에 관객들이 있는 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며 “내가 애초에 공연을 하면서 객석에 신경을 많이 못 써서 누가 앉아계시는지 잘 모른다. 연출님이 앉아계셔도 모를 것”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큰 데서 해본 적이 없어서 ‘이게 소극장이지’ 이런 생각은 없었는데 공연하면서 관객들과 같이 안을 채운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올리버는 기억을 지우지 않는 반면 클레어는 배우마다 해석이 다르다. 전미도는 최근 인터뷰에서 “항상 기억을 지운다”며 “만약에 둘 다 기억을 지웠거나 둘 다 가지고 있으면 그 앞에 있었던 일이 계속 반복될 것 같다”고 했다. 한재아는 “나는 못 지우겠어서 안 지운다”고 밝혔다.

“연습 땐 항상 지웠는데 하면서 느낀 게 지우든 안지우든 간에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나는 안 지웠으니까 고장 나서 얘(올리버)한테까지 온 게 얘를 보는 게 좋아서일 테니까 그게 클레어한테 해피엔딩일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조성우 기자]

이에 양희준은 “나는 늘 재아가 안 지우는 걸 봤다”며 “그래서 그때 나오는 내 표현이 있었는데 최근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운 것처럼 보였다”고 다른 감정을 받은 일화를 꺼냈다.

한재아가 “그게 토요일(8월 8일) 낮 공연이었냐”고 묻자 양희준은 “그렇다”고 답했다. 한재아는 “그날 엄청 울었다. 분장실에서도 계속 울었다”며 양희준이 유독 눈물을 많이 흘려 의아했던 당일을 떠올렸다.

양희준은 “지웠다고 느끼는 순간 생각이 되게 많아져서 많이 울었다”며 “뚜렷하게 무엇 때문에 슬퍼서 울었다기 보다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소용돌이쳤다”고 말했다. 이어 “서운함·고마움·아쉬움·안타까움·기쁨·설렘 등이 막 섞이다보니까 ‘뭔지 모르겠어’라고 표현을 더 하게 되면서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며 “그날 진짜 기억을 지운 것 같아서 너무 서운했다”고 밝혔다.

한재아는 “안 지운 건 갖고 가지만 조금씩 다르긴 하다”며 “만날 똑같이 하진 않는데 뭘 보고 그렇게 생각했을까”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양희준은 “내가 계속 클레어를 보고 있으면 확실히 알 텐데 ‘이거면 되려나’ 하고 그때 살짝 보는데 되게 차분한 상태로 차가운 로봇처럼 있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고 고백했다. “원래는 전 장면에서 같이 사랑 얘기도 하고 꽁냥꽁냥 하고 결국엔 사랑을 확인하잖아요. 그랬던 그녀가 차갑게 어딘가 아픈 로봇 상태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어요. 그 찰나만 봐서 그렇게 느꼈나봐요.”

[사진=조성우 기자]

한재아와 양희준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기다렸단 듯이 목소리를 높여 “다 좋다”고 답했다. 한재아는 “정문성 오빠는 평소에도 엄청 따뜻한 분”이라며 “드라마 ‘라이프’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모습을 처음 봐서 되게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따뜻하고 유쾌하다”고 전했다.

“제 평소 이상형이 위트 있고 센스 있는 사람인데 문성이 오빠는 다 가지고 있어요. 분위기를 잘 읽어서 늘 불편하지 않게 해주셔요. 오빠랑 하는 게 무척 기대가 됐는데 무대에서 눈만 봐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이 눈으로 많은 얘길 하세요. 눈에서 나오는 특별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전성우 오빠는 주어진 매뉴얼 안에서 되게 착착 하시는 느낌이에요. 사실 제가 실수하거나 해도 다들 너무 유연하게 이어가주세요. 희준이 오빠는 편하고. 다 다르지만 셋 다 너무 좋아요.”

[사진=조성우 기자]

양희준은 세 클레어의 다른 느낌을 여행으로 표현했다. “혜인이랑은 같이 도시를 가는 기분이고 재아랑은 바다를 가는 느낌이에요. 미도 누나랑은 숲이나 산을 가는 것 같아요. 설명하자면 혜인이랑은 바쁜 도시의 큰 건물들을 보면서 설레면서 가는 느낌이에요. 재아랑은 작은 존재가 대자연을 보고 ‘우와’ 감탄하면서 낭만을 즐긴다고 할 수 있죠. 미도 누나랑은 정해지지 않은 어딘가를 같이 모험하는 느낌이 들어요.”

한재아는 롤모델인 전미도와 같은 공연을 한다는 것에 마냥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연습실에서 언니가 하시는 것만 봐도 좋았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마움도 보탰다.

“프로필 촬영 때 먼저 말 걸어주시고 제가 제일 먼저 찍어서 인사드리는데 ‘재아야, 어디 갔었어’라며 같이 셀카도 찍자고 해주셔서 되게 감동했어요. ‘어떻게 이런 선배가 있을 수 있지’ 싶고 저도 그런 선배가 돼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많이 챙겨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모르거나 궁금한 것도 물어볼 수 있었어요.”

동갑내기인 강혜인에 대해서도 “진짜 고마웠다”며 “본인이 완전 신인일 때 이 작품을 해서 힘든 점을 제일 잘 아니까 내가 다운돼있으면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또 “그렇게 친할 때도 아니었는데 그런 말에 되게 힘이 난다는 걸 본인이 아니까 신경써주더라”며 “동갑인데 어른스러워서 의지를 엄청 많이 했다”고 말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양희준도 같은 역할의 형들에게 받은 힘을 빼놓지 않았다. “성우 형은 무심하게 툭툭 챙겨주는 편이에요. 첫공 때 우리에게 카톡으로 장문의 글을 보내주셨어요. ‘희준아, 너는 무대에서 더 빛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잘 할 거니까 걱정 말고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었어요.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제가 낯빛이 조금 어둡거나 의기소침해 있으면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고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을 주기도 했어요. 우리가 런을 돌면 꼭 그걸 다 보고 와서 코멘트를 해줬어요.”

정문성에 대해서는 “좀 침체되고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는데 계속 ‘얘네 너무 잘하지 않아?’라고 힘을 주셨다”고 밝혔다. “연습과정에서는 실수가 더 심했어요. 우당탕탕 정도가 아니라 태풍 같았거든요. 나 혼자 망가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날려버렸어요. 이게 연속이 되면서 막바지엔 다들 예민하고 불안함 속에 있다 보니까 분위기가 어두워질 수 있는데 문성이 형은 늘 감싸주셨어요. ‘나는 저때 대사는커녕 아무것도 못 했어, 지금 아주 잘하고 있는 거야, 빨라’라고. 미도 누나랑 둘이 ‘얘네 되게 빠른 거야, 너무 잘해’ 하면서 분위기를 되게 화기애애하게 만들었어요.”

이들이 마지막 공연까지 쥐고 갈 숙제는 무엇일까. 양희준은 “공연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아무래도 익숙함이란 게 생기기 마련”이라며 “익숙해지는 순간 하는 배우들도 보는 관객들도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계속 익숙함에 빠지지 않고 긴장을 하면서 라이브의 묘미를 살리고 싶어요. 상대 배우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하면 저도 다르게 나오는 그런 재미가 너무 좋아요. 늘 수학의 계산처럼 딱딱 하는 것보다는 어떤 때는 조금은 풀어놔서 거기에서 나오는 새로움이 현장감을 준다고 생각해서 계속 그걸 갖고 공연에 임하고 싶어요.”

한재아는 “지금 하면서 분명히 좋아진 것도 있겠지만 초반에 연습했을 때 만들었던 부분에서 좋은 게 있을 텐데 그걸 놓치고 갈 때가 있다”며 “공연을 올릴 때 처음에 런 스루 영상이라든지 노트 해주셨던 것 등을 많이 체크하고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도 잘 지키면서 더 발전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을 항상 한다”며 “다 쉽게 오시는 분들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해피엔딩’이 배우 인생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묻자 한재아는 “원래도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었지만 대본·가사·음악을 이 작품만큼 사랑하는 작품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왜냐면 제가 진짜 많이 바뀌었거든요. 제가 이성적이고 감정에 별로 동요하지 않는 사람인데 마음이 가는 걸 알려준 작품이라서 더 의미가 있어요. 진짜 공연하면서 클레어한테 많이 동요돼서 배워요. 원래는 상처받는 걸 아니까 이런 사랑은 안 하겠다는 마인드였는데 ‘이런 사랑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사랑을 알려준 작품이에요.”

양희준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음악이랑 가사와 대사가 감성을 툭툭 건드리는 게 분명히 있다”며 “그래서 그걸 텍스트로 보거나 문득문득 들을 때 ‘이런 가사와 대사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런 멜로디랑 선율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다”고 했다. “낭만적이고 시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자극을 주는 작품이 앞으로 저한테 또 있을까 모르겠어요. 그래서 훗날 제 필모그래피에서 이 작품을 보면 신인인 지금 상태를 떠올릴 것 같아요. 옛날 내 동심을 건드리듯이 ‘그때 그런 생각과 상태로 공연을 했었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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