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공매도 금지 기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공매도 금지는 당초 코로나19가 촉발한 폭락장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금융당국이 꺼내든 카드인데, 현재 국내 증시는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나날이 연고점을 경신중인 현 상황에선 공매도 금지 여부가 펀더멘탈이나 수급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3월16일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해 시행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의 기한은 내달 15일까지다.

이는 지난 3월 당시 코로나19 공포에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모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긴급조치였다. 이 무렵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 9천911억원, 코스닥 1천926억원 등 무려 1조1천837억원(공매도 금지 조치 발표된 3월13일 기준)에 이르렀다.
금지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조치 시행 이튿날인 17일 349억원, 18일 312억원, 19일 112억원 등 하루가 다르게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져 조치 시행 5개월째로 접어든 지난 7일에도 공매도 거래대금이 코스피 181억원, 코스닥 50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8%(34.71포인트) 오른 2386.38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을 닷새 연속 경신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 상승률은 무려 40%에 육박했다. 코스닥은 71% 폭등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중 최저점인 1439포인트 대비 63% 상승해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 코스닥은 104% 상승했다"며 "이 정도의 상승률은 1995년 이후 상위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수 낙폭이 컸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처럼 단기간 이뤄진 상승엔 공매도 금지 영향이 컸단 분석이다. 한시적으로나마 공매도가 막히면서 주가가 내려가는 '패닉 셀링' 가능성이 제거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란 평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시황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코스피지수를 9% 정도 끌어올린 '부양 효과'를 냈다"고 짚었다.
코스피는 이미 진작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이제 2400선마저 넘보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12.8배까지 치솟아 지난 2007년 금융위기 당시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과열 논란이 나오는 배경이다.
때문에 시장에선 지수 방어 차원에서 공매도 금지를 논할 유인이 희석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동학개미운동'을 필두로 국내 증시가 역대급 유동성을 무기로 장착한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여부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냐는 시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레터지스트는 "코스피가 지난 7일 2350선을 넘어선데 이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며 "공매도를 금지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은 물론 오히려 증시 과열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는 주식투자의 다양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금지 여부가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거나 수급패턴에 큰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며 "단기 등락 변수는 될 수 있어도 코스피 (상승) 추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퀀트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금지가 풀리더라도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매도 연장 여부에 대해선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시장의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달 공매도 금지 해제를 놓고 거래소가 용역을 맡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연구)결과가 다 나온 것도 아닌 데다 공매도 정책에 대한 방향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오는 13일 학계와 업계, 투자자 등이 참석하는 공매도제도 토론회가 열린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토론회를 내달 한 번 더 개최하고, 공매도 금지 효과와 제도 보완점 등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최종 수렴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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