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태양광을 이용한 증발식 해수담수화 기술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오래 쓸 수 있는 멤브레인(분리막)이 개발됐다.
외부 에너지 없이도 1제곱미터 넓이에서 하루에 30리터의 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멤브레인 표면에 소금이 쌓이지 않아 기능 저하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30일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대 이상준 교수 연구팀이 99% 이상의 높은 증발효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태양광 기반의 해수담수화용 광열 증발기와 이를 이용한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태양광을 이용한 증발식 해수담수화 기술은 태양광을 받은 멤브레인의 광열 반응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식수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바닷물을 증발시켜 식수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복잡한 전처리/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다.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원 공급이 필요없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이다.
기존 태양광 기반의 증발식 담수화 기술들은 증발효율이 낮아 식수 생산량이 많지 않고, 해수 증발시 멤브레인 표면에 소금 결정들이 생성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증발 성능을 높일수록 소금 누적이 촉진돼 두 가지 상충되는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다공성 실리콘 구조에 탄화된(태운) 설탕을 코팅하는 저렴한(1㎡ 멤브레인 재료비 3천원) 방법으로 역대 최고 증발효율과 자정기능을 가진 증발용 광열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제작된 광열 멤브레인은 초친수성과 열 국부화(heat localization) 원리에 의해 열 손실을 최소화해 99.997%의 담수 효율을 얻었다. 실제 태양광 세기에서 2.045 kg/㎡의 높은 증발률을 얻었는데, 이는 물의 증발률보다 5.1배 높은 값이다.
연구팀은 개발된 멤브레인을 이용해 태양광 기반 담수화 장치 시제품을 제작, 3개월간 야외 실험을 수행한 결과 매일 30리터/㎡ 의 높은 담수 생산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 과정에서 멤브레인에 소금 막힘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담수 생산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멤브레인 자체의 표면 특성과 구조적 특성이 최적 조건으로 결합하면 멤브레인과 같은 다공성 매질 내부에 강한 유동이 발생됨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공성 매질 내부 유동 현상으로 인해 바닷물이 증발할 때 생성되는 소금결정들이 멤브레인에 쌓이지 않고 자체적으로 제거된 것이다. 이같은 자정 특성 덕분에 증발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오랫동안 성능을 지속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상준 교수는 "기존의 증발용 광열 멤브레인들은 주로 재료역학적 관점에서 연구돼 왔으며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같이 비싼 재료를 사용해 기술의 확장성과 실용성이 낮았다. 우리 연구팀은 각설탕이라는 매우 값싼 재료를 이용해 해수증발에 최적화된 멤브레인을 제작했다. 유체학적 관점에 기반해 멤브레인의 자체 정화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증발 성능 향상과 지속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관련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상준 교수는 "태양광을 이용한 해수 및 염수의 담수화와 함께 오염된 물의 수처리 공정에 활용될 수 있으며, 획기적으로 높은 증발량을 이용한 실내 증발식 가습기로도 활용될 수 있다"면서 "대형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섬이나 오지 마을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담수화 기술로 발전되기를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과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에 7월 28일 게재됐다.
◇논문명 : Macroporous photothermal bilayer evaporator for highly efficient and self-cleaning solar desalination
◇저자 : 이상준 교수(교신저자, 포항공대), 이재현(제1저자, 포항공대), 김기웅(공동저자, 한남대), 박성호(공동저자, 포항공대), 윤건영(공동저자, 포항공대), 김정주(공동저자, 포항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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