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이달 말까지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정비사업 규제완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서울 강남 재건축은 벌써부터 호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등 강력한 규제를 고수하고 있어 실제 주택공급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2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까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보존하면서 태릉골프장 부지 등 국가 소유 부지를 활용해 수도권 내 공급을 늘리는 방향의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2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주문한 후 정부는 서울 내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고자 했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거세게 반대했고 결국 문 대통령은 그린벨트를 보전할 것을 지시했다.
서울시는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 실무기획단 회의에서 "그린벨트를 보존하는 대신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자"는 방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통해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여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초과이익은 환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주거지역 아파트 최고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35층룰'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서울 3종 주거지역 용적률은 250%, 층고제한은 35층이다. 용적률을 늘리면 분양 단지수가 많아지면서 사업성은 높아진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서울의 대장주 재건축 단지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의 매도 호가가 급등했다. 이들 단지는 6.17 대책으로 실거주 2년 의무거주, 토지거래허가제,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포화를 맞은 바 있다.
현재 4천424가구인 은마아파트를 35층으로 재건축하면 5천905가구, 49층으로 재건축하면 6천54가구가 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50층으로 재건축하면 3천930가구에서 6천400여 가구로 늘어난다. 용적률 규제까지 완화되면 주택 공급 규모와 사업성은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들 단지의 재건축이 가시화되면 아파트 시장 과열을 막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린벨트 해제는 3기 신도시와 충돌, 환경파괴 등 난관이 많은 만큼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완화를 동시에 이뤄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규제를 완화할 경우 투기수요 확대와 집값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정부는 이들 규제 완화가 서민의 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한다. 정부는 투기우려가 낮은 곳의 용적률 상향과 공공재건축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시행사로 참여하고 용적률 상향 등 혜택을 주는 대신 공공임대 물량·분양주택 기부채납 등을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성 저하와 조합원 반발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어떠한 방식으로의 수도권 공급대책을 내놓을지 시장 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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