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4조원대에 달했던 국내 정유 업계가 2분기에도 적자를 탈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유 수입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금액)은 2분기에도 마이너스 행보를 보였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유 등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여 적자폭은 줄어들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4천억원대 , 에쓰오일 1천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GS칼텍스나 현대오일뱅크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정유 4사는 영업손실 4조3775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조7천752억원, GS칼텍스는 1조318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천632억원, 에쓰오일은 1조7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약세, 코로나19, 유가급락 삼중고가 겹친 초유의 시장 상황이 탓이다.
증권가는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 개선될 수 있지만 개선폭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원유가격은 상승 추세를 탔기 때문에 2분기 중 비축한 원유는 재고평가이익(시세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4월 10달러대까지 곤두박칠쳤다 6월말 40달러대로 4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4월 배럴 당 -0.8달러, 5월 -`1.5달러. 6월 -0.5달러에 그쳤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엔 코로나19에 따른 최악의 수요 충격이 반영된 1분기 대규모 적자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2분기까지도 적자 흐름 자체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전분기 대비 적자폭 축소는 주로 재고관련 손실 소멸에 따른 정유부문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며 "다만 정제마진 개선폭은 제한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로선 대량 수요처인 항공기의 발이 아직 많이 묶여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등 대형 수요가 아직 살아나지 않았다"며 "하반기에는 수요가 어느 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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