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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관측 방해하는 스타링크 위성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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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M13관측도중 스타링크 위성 8개 궤적 촬영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천체관측을 방해하는 스타링크 위성들이 천체망원경에 잡혔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허큘리스 별자리에 있는 구상성단 M13을 관측하던 중 망원경에 찍힌 스타링크 위성의 모습을 29일 공개했다.

지난 6월 22일 저녁 촬영된 이 사진에는 망원경의 시야를 가로지르는 8개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남긴 궤적이 담겼다.

 2020년 6월 22일 21시경 충북 괴산에서 촬영한 구상성단 M13 사진.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이 시야를 통과하며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궤적들을 남겼다. 분석 결과 8개의 궤적을 남긴 스타링크 인공위성은 Starlink-1418, 1447, 1351, 1451, 1403, 1457, 1441, 1433으로 확인됐다. [촬영=한국천문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
2020년 6월 22일 21시경 충북 괴산에서 촬영한 구상성단 M13 사진.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이 시야를 통과하며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궤적들을 남겼다. 분석 결과 8개의 궤적을 남긴 스타링크 인공위성은 Starlink-1418, 1447, 1351, 1451, 1403, 1457, 1441, 1433으로 확인됐다. [촬영=한국천문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앞으로는 천체 촬영 전에 스타링크 위성이 지나는 시간을 미리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스페이스X가 대책 마련을 위해 검은 도료가 코팅된 다크샛(DarkSat)과 반사방지 패널이 장착된 바이저샛(VisorSat)을 시험 발사했지만 이미 발사된 위성들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여전히 지상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관측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관측된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의 궤도를 분석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최진 연구원은 “스타링크 위성 중 일부는 지상 고도가 약 550km 이므로, 다목적 실용위성 5호를 비롯해 고도가 비슷한 다수의 위성들과의 충돌 위협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 위성은 저궤도의 군집위성으로 특히 일출, 일몰 전후 지구 그림자로 들어오기 전까지 약 2시간 사이에 태양 빛을 반사하면서 관측된다. 그러나 이번 관측은 저녁 9시를 넘어선 시각임에도 다수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밝게 관측되었는데, 이에 대해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하루의 낮 길이가 가장 긴 하지 다음 날은 더 늦은 저녁 혹은 이른 새벽에도 스타링크 위성들이 밝게 관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22일 기준 지구 상공에 떠있는 스타링크 인공위성(약 538개)의 궤도를 STK(Satellite Tool Kit)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제공]
2020년 6월 22일 기준 지구 상공에 떠있는 스타링크 인공위성(약 538개)의 궤도를 STK(Satellite Tool Kit)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제공]

스타링크(Starlink)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민간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지상 500~1200㎞의 지구 저궤도에 1만2천기에 달하는 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 곳곳까지 빠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프로젝트다.

천문학계에서는 스타링크 같은 거대군집위성이 천체 관측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왔다. ESO(유럽남방천문대)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상의 광대역 탐사 망원경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1년 동안 야간 관측을 기준으로 단순 추정한 결과 관측 이미지들의 약 30%에서 5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광대역 탐사 망원경은 매우 빠르게 하늘의 넓은 부분을 촬영하는 망원경으로, 초신성이나 지구위협소행성들을 찾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넓은 범위에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기능 때문에 향후 외계행성 탐색과 같은 천문학 연구에 중요한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천문연맹은 군집위성 전파 전송 대역이 전파천문학 연구에서 많이 쓰이는 주파수와 중첩돼 전파망원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우려하고 있다.

국제천문연맹은 현재 인공위성의 밝기와 주파수 대역 등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지적하고, 유엔 우주 공간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 The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 등을 통해 군집위성이 천체 관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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