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신라젠이 증시에서 살아남느냐, 퇴출되느냐의 운명이 다음달 결정된다. 한국거래소가 전날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면서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다음달 10일에 열릴 예정이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향후 15영업일 내에 기심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신라젠이 이 기간 내 개선계획서를 낼 경우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가 연기된다.
만약 기심위에서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지면 그 다음 날 즉시 주식 거래가 재개되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한 번 더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신라젠이 퇴출 위기에 몰린 것은 문은상 대표 등 전·현직 임원들이 지분 편법인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상장사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은 거래소 규정상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관건은 코스닥 상장 전에 이뤄진 전·현직 임원들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기심위가 어떻게 판단할 지다.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은 "상장 이전에 발생한 범죄 행위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사전에 감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방법이 전무하다"면서 거래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또 전·현직 임원들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유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의 상장폐지 보다는 개선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신라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 지으면서 문은상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을 지분 편법인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문 대표 등 신라젠 전·현직 임원들은 2014년 3월 자기자본 없이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35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교부받은 뒤 1년 후 이를 행사해 지분을 늘렸다. 이들이 편법으로 지분을 확대해 거둔 수익은 1천9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이첩한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는 64억원 어치의 손실을 피한 신 모 전무에게만 적용됐다. 문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이 악재성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은 주식매각 시기와 미공개 정보의 생성 시점을 비교했을 때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거래소가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은 상장 이전인 2014년에 발생한 경영진들의 횡령·배임 혐의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규정 시행세칙 33조11항2호의 규정에 의거, 배임으로 인한 상당한 규모의 재무적 손실 발생 여부 등과 관련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해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은 "상장 이전의 전·현직 임원 배임행위가 현 시점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으나 재무손익에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계상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그간 외부감사인의 '적정' 감사의견으로 분식회계 리스크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폐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전격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문 대표가 직접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고 신라젠 측은 설명했다.
문 대표가 대표이사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은 '현직'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을 유지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신라젠이 상장폐지 될 경우 소액주주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8천778명, 보유주식 비율은 87.68%에 이른다.
거래소 측은 "기심위 심의를 거쳐 신라젠의 상장적격성이 인정될 경우 주권의 매매거래 정지 해제 등 관련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고, 개선기간이 부여되면 해당 기간이 종료된 후 기심위 심의를 거쳐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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