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더위에 꿈틀대는 맥주시장…성수기 공략 본격 시동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주류업계가 맥주 성수기 마케팅 공세에 본격 나섰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유흥업소들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게 된 탓에 각 업체들이 가정용 시장 공략을 위한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맥주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올 초부터 계획대로 집행하지 못했던 마케팅 예산을 이달 들어 서서히 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맥주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합주류도매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달까지 매출이 이전보다 45~55% 가량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다.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주요 주류 업체들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식당·주점 등에서 판매량이 급감해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유흥업소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5월 매출이 예년보다 좋지 않았다"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유흥시장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 초에 발생된 '코로나19' 여파로 대학가 MT·축제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다 집합금지 명령 등으로 유흥업소 매출도 급감해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 증가로 대형마트, 편의점을 중심으로 가정용 주류 판매는 늘었지만 업소 판매량이 급감해 매출 타격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맥주 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흥업소들의 정상적인 운영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본격적인 여름 날씨가 시작되자 맥주 소비량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년과 비교해 맥주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날씨 영향으로 최근 매출은 올 초보다 확실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가정용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이달부터 홈술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좀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맥주업체들은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휴대용 '쿨러백'을 앞세운 프로모션으로 가정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오비맥주는 홈술족을 겨냥해 이달부터 전국 주요 대형마트에서 '오비라거 쿨러백 리미티드 에디션' 판매를 시작했다. 오비라거 355㎖ 제품 12캔과 휴대용 쿨러백으로 구성됐으며 한정 판매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4월 홈술 트렌드를 반영해 카카오IX의 스낵 브랜드와 손잡고 '카스X선데이치즈볼' 리미티드 쇼퍼백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칭따오 맥주는 '칭따오 쿨러백 패키지 2종'을 올 여름 한정 판매한다. 패키지는 500㎖ 맥주 8캔으로 구성된 '휴대용 쿨러백'과 330㎖ 맥주 12캔으로 구성된 '홀더형 쿨러백' 2가지로 출시된다.

'테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수제맥주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크래프트맥주 제조사 '브루독'의 '인디페일에일(IPA)'을 편의점 CU에 처음 선보였다.

오비맥주가 인수한 수제맥주 회사 핸드앤몰트도 최근 국내산 활용한 신제품 '상상 페일에일'을 출시하며 홈술족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편의점 CU와 GS25에 먼저 공급됐으며 향후 이마트24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 입점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내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는 제주맥주와 협업해 라거 스타일 캔맥주 '생활맥주'를 선보였다. 편의점 CU는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함께 '곰표 밀맥주'를 출시해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은 지난 1일 출시한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로 맥주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 제품은 100% 맥아만을 사용한 올몰트 맥주로, 기존 제품보다 톡 쏘는 청량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또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330㎖ 용량의 슬릭캔도 도입됐다. 출고가는 '클라우드', '피츠' 등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카스', '테라' 등 경쟁사 제품보다 낮아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어케이는 맥주 브랜드 '칭따오'를 앞세워 논알코올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칭따오 논알코올릭'은 오리지널 라거 맛을 그대로 구현한 무알코올 버전 맥주로, 맛만 흉내 낸 기존 제품들과 달리 라거 본연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비어케이는 논알코올 제품 외에도 이달 말께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거 맥주 '라오산'도 출시할 계획이다.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모델을 앞세워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버드와이저'는 올 여름 신규 광고 캠페인 모델로 가수 헨리를 발탁했으며, 오비맥주는 '카스'의 새로운 광고 모델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앞세워 이달부터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배우 박서준이 등장하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광고를 조만간 송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흥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가정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예년처럼 야외에서 대형 행사를 펼치거나 유흥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