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졌던 편의점 업계가 1분기 엇갈린 실적을 거뒀다.
GS25는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52.8% 성장시키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지만, CU와 세븐일레븐은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25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6천28억 원, 영업이익 40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1.3% 급증했다.
CU도 매출액 기준으로는 GS25와 비슷한 성과를 거뒀다. CU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1조3천93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85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29.8% 급감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분기 매출 9천35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신장했지만, 영업손실 86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입지 차이'가 '실적 차이'로…주택가·오피스 비중 높은 GS25가 유리해
앞서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얻어맞았고, 동네 상권 활성화로 인해 편의점 호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하지만 업계 '빅 3'가 엇갈린 실적을 내놓으며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GS25와 CU·세븐일레븐의 입지 차이가 원인으로 꼽혔다. GS25에 비해 CU·세븐일레븐의 지방 점포 및 관광지·대학가 등 특수점 비중이 높아 유동인구 감소, 개강 연기 등 악재에 실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CU의 제주 지역 점포 수는 478개다. 이는 339개를 운영하고 있는 GS25에 비해 139개 많은 수다. 반면 같은 시기 수도권 점포 수는 GS25가 CU보다 479개 많았다.
또 공항 점포 대부분을 CU와 세븐일레븐이 운영하고 있는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바라봤다. CU는 현재 인천·김포국제공항에서 다수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수가 크게 줄어든 만큼, 양 사의 타격이 GS25에 비해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GS25는 CU, 세븐일레븐에 비해 수도권·주택가 점포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양 사 대비 매출 타격을 적게 입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며, 실제 CU의 경우 별도 기준 영업이익 감소 금액 54억 원 중 43억 원 가량이 특수점포 영향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GS25 "입지만으로는 영업익 격차 설명 못 해…'차별화'의 승리"
반면 GS25는 입지 차이만으로는 영업이익 격차를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25가 영업이익률이 높은 상품·서비스 위주로의 '차별화'에 주력한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GS25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생활 플랫폼' 전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나만의 냉장고' 애플리케이션(앱), 커피 구독, 반값 택배, 세탁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또 수도권의 많은 매장을 기반 삼아 배달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는 평이다. 실제 GS25는 지난 3월 배달서비스 일 평균 이용건수 2천 건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서비스 범위 확대가 방문객을 늘리고 객단가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또 특수점포의 비율도 양사 모두 10~11% 수준으로 크지 않은 것을 고려할 시, 영업이익 격차는 결국 이 같은 '서비스 차별화'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GS25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차별화 전략'의 긍정적 영향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내부 프로세스·공급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효율화의 효과가 더욱 컸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적은 폭의 매출 증가를 고려하면 편의점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이후로는 실적이 다시 '턴어라운드'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1~3% 신장이 점포 순증 등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지난 1분기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2분기 이후로는 3사 모두 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온라인·구독 등 편의점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대부분 분야는 이제 시장이 열리는 단계"라며 "향후 신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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