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삼성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에서 역풍을 맞으며 실적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수료와 이자이익은 모두 증가했지만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ELS에서 대규모 운용손실이 나면서 순이익이 90% 가까이 급감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천171억원에서 87%나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손실규모가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은 자산운용(Trading)과 상품손익 부문에서만 무려 2천386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높은 수수료 수익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ELS는 증시 폭락으로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하자 역풍이 돼 돌아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삼성증권의 ELS 발행잔액은 7조2천700억원으로 업계 1위다. 자체헤지 규모와 비중 또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운용부문에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상품 연계 운용규모가 워낙에 큰 데다 자체헤지 비중도 높아 후폭풍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손실에 가려져 크게 빛을 보진 못했지만 위탁매매(BK)와 자산관리(WM) 부문에선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44% 급증한 2천170억원을 기록했다.
리테일 고객예탁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9조2천억원 순유입됐고, 신규 개인투자자도 16만8천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자산 1억원 이상의 고액 신규 투자자가 2천381명 늘면서 10만명을 넘어섰다. 부유층 고객 전담 점포인 SNI(Samsung&Investment)를 필두로 삼성증권 특유의 강점인 고액 자산가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수익 기여도가 높은 해외주식 예탁자산 또한 4조5천억원으로 급증했다. 해외주식 투자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배 증가해 순수탁수수료에서 해외주식 비중이 16%로 확대됐다.
투자은행(IB) 부문에도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딜이 지연되는 등 주식발행시장(ECM)과 인수합병(M&A) 부문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외 대체투자 딜은 늘어나 인수 및 자문수수료의 하위 항목인 구조화금융 수익은 쏠쏠했다.
결국 향후 실적의 향방은 증시 안정화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 변동성이 커져 국내외 증시가 또 급락할 경우 이들 운용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서도 변수는 운용부문 손익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지수가 1분기보다 반등한 수준에서만 마무리 된다면 무조건 이익증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보수적인 헤지전략을 쓰고도 시장이 급변하면 손실이 급증하는 만큼 증시 안정화에 따라 실적은 안정성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