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라임, 신라젠 등 최근 들어 대형 금융사태가 발생하게 된 데엔 미흡한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이 큰 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정관계를 대상으로한 로비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이 변호사는 라임과 신라젠 등 최근 들어 대형 금융사태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배경으로 IDS홀딩스와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태의 주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꼽았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태는 지난 2011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은 불법투자 업체가 크라우드펀딩 기법으로 높은 수익을 주겠다고 홍보한 뒤 3만여명으로부터 7천억원을 끌어모은 사건이다. 투자 수익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익을 벌여들였다고 홍보하는 한편, 투자금을 '돌려막기'해 수익금을 지급했다.
IDS홀딩스 사태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지 환율 변동을 통해 수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하면 10% 이자에 원금 보장을 해준다고 홍보해 1만2천여명에게 1조1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가로챈 사건이다.
대법원은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와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에 대해 각각 징역 12년과 15년형을 확정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최근에 발생한 라임사태의 경우 현재 밝혀진 피해액이 1조6천억원이지만, 사실은 6조원이 넘는다는 말이 있다"라며 "이는 잇따른 사기사건에 대해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검찰의 책임이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금융사기 처벌이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가볍다는 의견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원화로 5천억원 규모의 사기를 저지른 자에게 84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그에 반해 한국은 1조원대의 사기범에게 고작 17년의 형을 선고했다"라며 "이러니까 '사기도 벤처다' ‘사기치고 몇 년 감방 다녀오면 떼부자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강력한 처벌만이 금융사태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사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정관계 로비가 있었던 만큼, 조만간 출범할 공수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사기를 치지 못하게 하려면 반드시 형을 높게 선고해야 한다"라며 "주범이 17년 정도를 받을 정도면 말단은 사실상 기소유예에 그친다는 것인데, 상황이 이러니 계속해서 금융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를 두고 정치적으로 말이 많은데,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다"라며 "대규모 금융사기에 대해선 공공연히 전관예우나 정관계 로비가 자행돼 온 만큼, 이런 봐주기 수사가 발생할 경우 검찰이나 경찰이 아닌 공수처에서 확실하게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IDS홀딩스 수사 중 로비 정황이 드러나면서 일부 경찰관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금융감독 기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예컨대 금융감독원의 경우 회계감사를 받는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데,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선 제대로 감독이 이뤄질 수 없다"라며 "더구나 금감원은 금융위와 다르게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공수처가 출범해도 수사 대상이 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직원들은 피감기관으로 재취업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양이에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축사를 통해 "사실 금융범죄는 자기자산을 부동산으로 갖고있는 한국의 시민들에겐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라며 "하지만 알토란 같은 재산을 믿고 맡긴 투자자들에겐 너무나 절박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건 같은 경우 검사가 직접 인지해 수사를 하기 때문에, 애초에 설정한 방향과 맞지 않으면 핵심 증거가 배제되기도 한다"라며 "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현장에서 집행이 안 되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