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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文 정부 대신 '야당 심판'한 민심…선거사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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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창궐 속 28년만 최고 투표율, 초거대 여당 2022년 대선·지선도?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지난 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모든 이슈의 전면을 차지하면서 선거 자체에 대한 저조한 관심과 낮은 투표율이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투표에 돌입하자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21대 총선은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 이래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의석수 180석, 초거대 여당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등 선거사를 바꿀 신기록들을 남겼다.

◆66.2% 투표율 28년 만에 '최고'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6.2%다. 국회의원 선거 중에선 14대 총선 당시 71.9% 투표율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총선 투표율은 1988년 13대 총선이 75.8%로 가장 높았다. 15대 총선(63.9%) 이후 17대 총선(60.6%) 한 차례를 제외하곤 이번 선거 전까지 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과 정반대로 여권인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면서 진보 성향 지지층의 위기감이 크게 고조된 20대 총선의 경우 최종 투표율은 58%였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일상이 마비된 상황에서 한국은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른 유일한 나라다. 이번 선거에 대한 이례적으로 높은 관심은 사전투표에서부터 엿보인다.

이번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를 기록했다. 2014년 사전투표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율은 2014년 11.49%를 기록했으며 2년 뒤 20대 총선에선 12.19%, 2018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선 26.06%를 기록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의 경우 20.14%다.

 [자료=리얼미터]
[자료=리얼미터]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거의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통령 임기중반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선거는 통상 임기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야당이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적극적인 공세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부동층 표심을 끌어들이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치러졌다. 야당 입장에선 2022년 상반기 중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 성격이다. 대여 투쟁을 최고도로 끌어올릴 타이밍인데 미래통합당은 물론 민생당, 정의당 등 야권이 경제실책, 조국 전 법무장관 논란 등을 앞세우며 적극적인 대여 공세에 나섰다.

정작 코로나19에 대한 세계적으로도 성공적인 방역대책으로 국민 일상이 유지되면서 정권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됐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1천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월 3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5%포인트, 기타 상세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5.7%, 한 주 전보다 3.1%포인트나 올랐다. 2018년 10월 4주차 이후 최고치다.

부정평가는 39.7%로 전주보다 2.6%포인트 떨어졌다. 해당 조사가 이뤄진 기간은 총선 직전 일주일에 해당하는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2.6%포인트 상승한 45.2%로 9주 연속 40%대를 유지했다. 이같은 추세가 고스란히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文 대통령 4년차 '정권 심판' 대신 '야당 심판'

여당은 이번 선거 결과 지역구, 비례대표를 포함해 180석이라는 유례 없는 결과를 달성했다. 민주당은 지역구만으로 163석을 얻었다. 민주당계 정당으로선 처음으로 과반을 차지한 17대 국회의원 총선 성과마저 압도적으로 뛰어넘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의 경우 지역구, 비례대표 포함 103석으로 역대급 참패를 경험했다. 원내 3당인 민생당은 당선자 '0명'이라는 경악스러운 결과로 21대 국회에선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며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6석, 3석으로 각 당의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정권심판은커녕 야당들이 심판 대상이 된 모양새다.

17대 총선 직전 당시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 1당인 한나라당 주도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졌다. 그 반발로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대대적으로 결집하면서 열린우리당은 선거 결과 152석을 차지, 한나라당 121석을 크게 앞섰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123석으로 제1당 지위를 확보한 승리를 기반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다음해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압승했다. 이번 총선으로 전국 단위 선거 4연승을 이어온 셈이다.

민주당은 향후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지방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까지 국회 입법권을 전적으로 좌우할 수 있게 됐다. 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원내정당들이 모두 이번 선거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현 정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위기감도 더 커질 전망이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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