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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뛰는 금융인②-이용우] "기업서 이룬 혁신…나라 전체 시스템으로 만들려고 여의도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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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민 부동산 불만 이해…기업 유치로 지역 경제 활성화 이루겠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를 최초로 제안한 사람. 동원증권의 한국투자신탁 인수를 추진한 사람. '제대로 클 수 있겠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카카오뱅크를 1천만 고객을 보유한 '초대형 은행'의 반열로 올려놓은 사람. 그리고 그 보상을 포기하고 쿨하게 떠난 사람.

금융 혁신의 아이콘,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가 여의도행을 선언했다. 동기는 확실하다. 자신이 밟아온 역사처럼, 한국을 '혁신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거 사무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검정 폴라티에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 스타일의 커다란 랩핑이 눈길을 끈다. [정소희 기자]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거 사무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검정 폴라티에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 스타일의 커다란 랩핑이 눈길을 끈다. [정소희 기자]

◆"52만주 스톡옵션,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정착시키고 싶다"

성공의 기준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그간 이 후보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금융인'으로 평가받는 사람이다. 현대그룹에서 전략기획과 인수합병 업무를 맡았던 당시, 그는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동향을 분석해 기아자동차의 인수를 제안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길로 현대기아차는 승승장구를 하며 세계 5대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동원증권 시절엔 한국투자신탁을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인 카카오뱅크에서도 성공신화는 계속됐다.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더니, 1천만 고객을 보유한 국가대표 은행을 만들어 놨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그는 "스톡옵션에 대해 아쉬움이 하나도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라면서도 "(스톡옵션이) 고려사항이긴 했지만, 그것보다 정치에 도전하는 것,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배경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선, 일단 그의 규제 철학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는 금융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내내 "이 규제가 왜 있을까. 지금 시대에 맞는 규제일까. 규제의 취지는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왔다고 한다. 카카오뱅크 대표 시절이 특히 잦았다.

그는 "새로운 것을 추진하려해도, 항상 예전의 잣대만 가지고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선례가 있냐고 물어보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앞선 사례가 어떻게 있을 수 있겠나. 선례부터 떠지면 어떠한 혁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지적하는 건 좀처럼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네거티브 규제' 환경이다. "선진국이나 미국은 안 되는 것 말고 나머지는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인 반면, 한국은 뭘 하려고하면 케이스부터 찾는다"라며 "네거티브를 도입하자는 말이 나온 게 30년인데,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책임소재'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은 업자가 지는 방식, 즉 네거티브 규제와 '징벌적 배상'을 동시에 추진하면 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그는 카카오뱅크에서 비슷한 사례를 만들었다. 바로 공인인증서 폐지.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회사가 진다고 공언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하나만으로, 카카오뱅크는 충분히 혁신적이었다.

이 후보의 주장이 곧바로 규제 완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이 후보는 규제 완화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후보는 "규제 완화는 그저 풀어달라는 '일방적인 요구'다"라며 "그럼 잘못의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활개치고 있는 요즘, 자신의 동선을 잘못 이야기하면 규제를 받는다"라며 "평상시엔 굉장히 강력한 규제지만, 이 시점엔 오히려 규제 덕분에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논리로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 규정은 현 시점에선 반드시 강화돼야 할 규제다"라며 "결국 그 규제가 이 시점에 맞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규제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대에 맞는 규제의 필요성은 경제 전반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과거 한국은 미국 등 선진국의 모델을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통해 압축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위치까지 올랐다.

앞으로가 문제다. 선진국도 한국도 기존의 엔진으로는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담보할 수 없는 저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패스트 팔로워가 정말 유효한 전략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도 한국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건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과거 한국은 선진국의 선례를 따라가는 전략을 사용했지만, 요즘 시대는 따라할 케이스조차 없는 상황이다"라며 "그런데 지금 한국은 뭘 하려고하면 바로 막아서고,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면 누가 도전을 하고, 어떻게 미래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만 잘 만들어 놓으면 누구나 도전을 할 수 있다"라며 "그런 환경이 되질 못하니 젊은 세대들이 벤처에 뛰어들지 않고 공무원을 하려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도 혁신이라는 시대정신에 맞춰 규제를 다시 손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는 시스템을 건드리는 고도의 작업이다. 금융업계의 전문가 신분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 후보는 "시스템은 입법과 제도의 영역이다"라며 "이러한 답답함이 많았다보니, 문제를 고치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만들고 싶은 법안이 있냐고 묻자 그는 "한두 개는 아닐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형사소송법도 규제 개혁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한국의 형사소송법을 보면 입증책임은 원고가 지는데, 그렇게 되면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소송에선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전문가가 이길 수밖에 없다"라며 "반대로 입증 책임을 피고에게 지우면, 회사 입장에선 많은 고민을 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상당 부문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통과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다. 해당 법안엔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설명의무 위반으로 소송을 걸었을 시, 위반 사항에 대한 입증 책임을 금융회사에 지우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그는 "반대로 너무 강하게 하면 기업입장에선 아무 것도 못하니 그에 대한 제한도 필요하다"라며 "만약에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느 상임위에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조그마한 사안부터 조금씩 이른바 '모델 케이스'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민 불만 잘 알아…기업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 시키겠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이 후보가 다뤘던 국내 자동차 산업, 미일 통상마찰 문제 등 한국 경제의 현안들은 김 전 대통령의 후보 공약집에 반영되기도 했다. 그의 정치 출마 선언은 '도전'이 아닌 '재개'인 셈이다.

그래도 아직 이 후보는 현실 정치가 낯설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정치에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특히나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데, 익숙한 일은 아니라 적응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

그는 "회사 생활했을 땐 전혀 만나지 못했던, 예컨대 새터민 등 이런 분들을 갑자기 많이 만나게 되니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라며 "사용해야 할 용어도 많이 다르다보니, 이런 측면에서 많이 트레이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정소희 기자]
경기 고양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예비후보가 26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정소희 기자]

아직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아니지만, 출근길 인사 등 한정적인 방법으로 이 후보는 고양시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날도 이 후보는 대화역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에게 한참 동안 인사를 건넸다.

요즘 그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경제를 살려 달라'는 이야기다. 보다 좁혀서 이야기하면 코로나19 때문에 지역 경제가 어려워졌으니, 확실한 해결책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피하주사' 같은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후보는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우니 경제를 살려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라며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대출 같은 간접지원이 아닌 미국 등에서 실시하는 직접지원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할수록 바로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라며 "지금은 낭비냐 아니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2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이 후보도 시민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산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3기 신도시'가 아닌, 일산이 갖는 지정학적 위치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분당과 일산이 많이 비교되는데, 분당은 광복 이후 발전 선상에 있는 지역이다"라며 "반면 일산은 경의선 라인이라 남북평화공존 체제, 화해협력 이런 게 돼야만 꽃이 필 수 있는 지역이다 보니 서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지정학적 특성들이 부동산 가격에 많이 반영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발표가 방아쇠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제안하는 방법은 일산을 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방송영상밸리, 테크노밸리, 킨텍스 3전시장 일대에 혁신기업들을 유치하는 한편, 송포·대화 등에 제2테크노밸리를 조성해 빅데이터 기반 콘텐츠나 사물인터넷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 때 좋지 않았던 분당이 좋아진 건 판교가 살아났기 때문인데, 일산에도 많은 기업을 유치해 사람을 모으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라며 "이런 경제 문제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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