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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사건, 해외 플랫폼 규제 다시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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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긴급 회의 …방통위 "입법 바탕으로 한 집행력 필요"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이른바 'n번방'사건으로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해외 플랫폼 사업자인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 촬영 영상물이 유포·공유됐지만, 국내법으로는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 이번 사건의 피해자 인적사항을 유추할 내용이 버젓이 검색되고 있지만, 이 역시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고 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한 부가통신사업자로 해외에 서버를 둔 해외 사업자의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 해외 플랫폼 사업자 문제는 앞서도 탈세 등 국내외 역차별 문제로 이에 대한 규제 근거 마련 등 입법 목소리가 커졌던 상황이다.

이번 n번방 사건으로 다시 규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당장 국회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등 감독당국은 이에 대해 실효성 있는 규제를 담보할 입법 등 대책마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텔레그램 등 디지털상에서의 성범죄(이른바 n번방 사태) 관련 긴급현안 보고'를 안건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의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는 과방위 의원 14명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제2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모습.  [출처= 국회방송 캡쳐]
제2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모습. [출처= 국회방송 캡쳐]

이날 회의에 앞서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사안의 엄중함을 받들어 관계 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성범죄 방치 대응, 법제도 개편, 전자 심의 근거 마련, 지원 인력 보강 등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n번방 사건 대응 방안으로 ▲n번방 불법 촬영 영상이 재유통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화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모니터링 인력 확대 및 모니터링 사각지대에 대한 전자적 모니터링 도입 ▲ 각종 플랫폼 사업자의 즉각적인 조치 ▲플랫폼 사업자 관련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n번방 관련한 26만명 전원 신상 공개, 전원 처벌 가능 여부에 대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과방위 의원들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유통 문제부터 지적했다.

당장 문제가 된 해외 플랫폼 사업자인 텔레그램 서버를 확인하려면 통신제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 그러나 국내에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체계가 없고 불법 촬영 영상이 유통되지 않도록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과 이를 통한 집행력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현재까지도 구글에 피해자 직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촬영물 유통은 2천만원 이하 벌금과 2년 이하 징역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구글에 조치하도록 했고, 피해자를 연상시키는 연관 검색어를 삭제 조치했다고 오전 중 답변을 받았다"며 "다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징벌 수위가 낮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형벌 규정을 높일 가능성은 있다"며 "해외 인터넷 사업자 책임에 대해서는 과태료 과징금, 형벌 규정 등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또 해외에 서버를 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우리 법적 효과가 미칠 수 있는 지를 묻는 질의에 "텔레그램은 서버가 존재하는지 자체를 모른다"며 "수사 기관도 서버 위치를 파악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텔레그램의 경우 사업자 연락처가 존재하지 않고,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우리 입장을 밝히고 불법 영상물을 삭제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불법 촬영 영상을 유통하는 해외 플랫폼 서비스의 국내 접속을 제한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최근 텔레그램 자체 차단 논의가 나왔으나 신중하게 접근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불법 촬영 영상물 추적 시스템도 문제…"범부처 공동대응 필요"

이날 회의에서는 불법 영상물을 찾아내는 추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와 대응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신고에 의존하거나, 사람이 일일이 찾아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

강상현 방심위 위원장은 "디지털 성범죄 심의 지원단을 통해 불법 유통물을 인지하는 즉시 24시간 이내에 대응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여전히 심의는 아날로그 수준으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 등의)자율심의는 사업자들이 하는 것으로, 해외사업자 부분은 한계가 있다"며 "해외 주재원을 둬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파파라치 제도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불법 영상물 SNS 유통을 고발하면 포상금을 주는 형태다.

한상혁 위원장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과방위원들은 이번 사건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에 못지않은 범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기정통부, 여성가족부, 방통위, 방심위, 법무부, 경찰 등이 공동으로 추적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선숙 민생당 의원은 "이것은 방통위와 경찰청 간 협조가 아니라 공동대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에 정부가 원팀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과기부, 방통위, 방심위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불법 영상물을 유통하는)사업자에 엄중하게 경고하라"고 강조했다.

송희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부처 간 협력은 방통위 위원장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이 사항은 주무 부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행한다는 자세로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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