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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영] 있으나 마나 한 방송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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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하던 위성DMB 서비스가 차일피일 미루어지더니 결국 일본에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앗기게 됐다.

우리나라와 같이 서비스를 준비하던 일본의 MBCo는 오는 20일 위성DMB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위성DMB는 수천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만큼 굳이 먼저 서비스를 하는 것만 능사는 아니다.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끌어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비스가 지연되는 원인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전에 미리 준비하는 적극적인 모습이나, 이해관계의 틈바구니에서 조율하려는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

방송위의 이같은 자세는 이미 지상파 TV 전송방식 논쟁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방송위의 중재노력 부족은 국내 디지털TV 서비스의 지연으로 이어지는데 큰 몫을 했다.

위성DMB 서비스에서도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늦어진 점은 방송위가 어쩔 수 없는 사항이라고 쳐도, 주무부서로 시행령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어떻게든 갈등의 핵심인 지상파 재송신 문제를 조속히 논의해서 매듭지었어야 했다.

위성DMB의 지상파 재송신 문제는 하루이틀 논의됐던 사안이 아니었다. 이미 2~3달 전부터 수차례 걸친 토론회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으며 방송위 관계자 역시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위성DMB사업 지연으로 야기되는 문제들을 생각했다면 방송위는 최소한의 액션을 보여줬어야 했다.

방송위가 우물쭈물하고 있는 동안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는 쏘아올린 위성이 제 역할을 못한 채 매월 16억씩 낭비했다.

최근 TU미디어가 '지상파 재송신이 허용되지 않으면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나 언론노조가 '지상파 재송신을 허용하면 그냥 있지 않겠다'고 반박하는 등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방송위의 무능' 탓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모습으로 과연 방송위가 새로운 서비스인 위성DMB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또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방송위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마저 든다. 변화를 앞서 이끌지는 못할망정 구태에 쌓여 변화를 가로막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심히 걱정스럽다.

이설영기자 ron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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