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자동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의 빈자리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대신하면서 ‘정의선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안건에 오른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특이 이사 선임과 관련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정 회장이 물러나고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 전무를 새롭게 선임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현대차는 2018년 총 12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정 회장은 건강 문제로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정 회장에게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를 지급하면서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정 회장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사내이사 임기만료와 함께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등기임원으로서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주요 결정 사항은 계속해서 보고를 받으며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맏형’격인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 만큼 ‘정의선 체제’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3월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도 맡았다.
현대차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을 합쳐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이날 새롭게 선임된 김상현 전무를 비롯해 정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 하언태 사장(국내생산담당) 등이다. 사외이사는 이날 재선임된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와 함께 이동규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이병국 이촌세무법인 회장, 윤치원 전 UBS 아시아태평양 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인터내셔널 파트너 등이 맡고 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또한 전날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하면서 현장 방문을 최소화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