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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줄도산"…정부 엇박자 기조에 흔들리는 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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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두고 대기업 역차별 지속…기재부·고용부, 免 외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당한 실적 타격을 입고 있는 면세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 하락세가 심각한 데다,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인천공항을 상대로 임대료 감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에 인천공항 측은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계기관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공항에 입점된 대기업 면세점들의 임대료 비중은 최근 80%까지 치솟았다. 매출은 떨어졌는데 매월 고정적으로 인천공항공사에 내야하는 임대료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는 매출 규모와 연동되는 영업요율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고, 고정 임대료로 책정돼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로 인해 면세업계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감면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로 공항을 찾는 이들이 대폭 줄어 점포 운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업체 입장에선 임대료뿐만 아니라 인건비, 운영비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관리 비용까지 합하면 적자는 불가피하다.

현재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의 평당 월 임대료는 2천만 원 가량으로,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이 지불한 임대료만 총 9천846억 원에 달한다. 이는 면세점들이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절반 이상과 맞먹는다.

덕분에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에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7천690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1조 원 이상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1조3천14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0%대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천공항공사의 비항공수익은 전체의 70% 가량으로, 비항공수익 중 상업시설 임대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인천공항공사의 주력 사업이 된 상업시설 임대수익은 대기업 면세점이 지불하는 임대료가 80% 가량을 차지하며, 중소·중견기업은 10% 내외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임대료 덕분에 인천공항공사가 15년 연속 흑자행진에 '영업이익 1조 클럽'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운항지원 등 항공수익과 연관된 사업은 매년 적자를 내며 오히려 영업이익을 까먹고 있어, 임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구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임대수익 덕분에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몇 년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실제로 지난해 이은권 미래통합당 의원이 확보한 최근 3년간 국토부 산하기관 성과급 현황 자료를 보면 기관장 중 성과급 톱3는 1위 한국토지주택공사(LH), 2위 한국도로공사, 3위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따른 것으로, 성과급 3위인 인천국제공항공사 기관장은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9천500만 원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일반 직원 성과급 평균도 847만4천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등 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업체들과 항공사들 때문에 돈을 벌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정작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공사 측이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이에 면세점들의 매출은 최근 곤두박질 치며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지난달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다른 면세점들도 매출 감소폭은 비슷하다.

여기에 이달 들어 한국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가 내려진 국가들이 150개 국에 달하면서 하늘길이 막히자 공항 이용객 수도 급감해 사정은 더 악화됐다. 지난 11일 기준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1만4천783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18만2천672명)보다 9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제는 인천공항 1, 2터미널 모두 합쳐 이용객 수가 5천 명 수준에 머물렀다"며 "평소 20만여 명이 이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40분의 1수준으로 이용객 수가 급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매출의 50% 정도를 임대료로 지불할 때도 부담이 커 입점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감면 요청을 했는데, '코로나19' 사태 후로는 비중이 80% 까지 치솟으면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고정적으로 나가는 고가의 공항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은 너무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들의 임대료 감면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자, 업체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일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대기업 면세점인 데도 불구하고 임대료 감면 혜택은 고작 공항 전체 임대 수익의 1~2%만 차지하는 소수 중소기업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대료 감면 혜택 대상 중 일본계 기업이 포함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되면 2년 전 임대료 부담으로 자진 철수했던 롯데면세점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해외 공항들도 임대료 감면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대기업이라고 안해주는 것은 국제적 이미지 하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형평성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임대료 감면 요청에 대해 여전히 별 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여러 지적에 국토교통부 회의에 참석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 입점업체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 요청했지만, 정작 관계기관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특히 지난해 인천공항공사의 순이익 8천905억 원 중 3천997억 원을 배당금 명목으로 챙겨간 기획재정부는 "대기업 지원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해 업체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여행·관광업의 고용 안정을 위한 특별 지원책에도 면세점은 쏙 빠져 있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토부 산하 기관이지만 기재부 등 다른 부처와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상태"라며 "각 부처에서 딴 목소리를 내면서 엇박 정책을 고수하다보니 중간에 낀 면세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들의 운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피해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면세점에 입점된 중소 협력업체에게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권 계약 종료가 5개월여 남아 업체들이 조기 철수를 할 것 같진 않지만, 김포공항 면세점처럼 개점 휴업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정부지침에 따라 우선적 임대료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견 및 대기업에 대해서도 매출감소 등 경영위기를 감안해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상업시설 임대료 등 수입재원 전액은 정부배당금 납입, 공항건설 지속 투자 등을 통해 국민세금 부담 경감 및 국민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부채 규모가 3조 원에 달하고, 이익잉여금은 공항시설 등에 투자해 사내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없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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