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침체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편의점이 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편의점을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목적 아래 각 그룹 내 계열사의 영역을 접목시키는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스무디킹과 손잡고 편의점 카운터 내에서 스무디킹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모델을 론칭하기로 했다. 이 모델은 한 경영주가 이마트24 가맹계약과는 별개로 스무디킹과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마트24는 '이마트24·스무디킹' 모델이 한 매장에서 두 개의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최초 투자비, 임차료 등 제반 비용을 줄여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24는 스무디킹 가맹점 운영을 희망하는 점주를 대상으로 가맹비를 일반 점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등 실질적 혜택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앞서 GS25는 지난해 계열사 랄라블라의 매장 두 곳에 편의점 상품을 유통하는 형태의 매장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부터 GS25 건대후문점 옆 공간에 랄라블라를 새로 오픈해 영업하고 있다.
이 매장은 영업시간 내에는 분리 영업을 원칙으로 하지만, 랄라블라 매장이 영업을 종료했을 시 랄라블라 상품을 GS25 계산대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GS25 관계자는 "숍인숍 모델을 도입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영업하던 GS25 옆 공간을 별도 임대해 랄라블라 점포를 연 것"이라며 "숍인숍 매장처럼 항시 동반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 매장의 계산대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업계는 '숍인숍 매장'의 확장이 가맹점주 수익성 제고와 함께 계열 브랜드의 적자 해소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바라보고 있다. 스무디킹, 랄라블라 등 편의점과 협업을 개시한 브랜드들 대부분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스무디킹은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푸드가 인수한 첫해부터 당기순손실 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이듬해 2천만 원의 흑자를 내며 반전에 성공했지만, 2018년 3억 원, 2019년 1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꾸준히 줄어 지난해에는 151억 원에 그쳤다.
랄라블라 또한 지난해 약 159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254억 원의 영업손실 대비 손실 폭은 줄어들었지만, 2018년 160개에 가깝던 매장 수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20개가량 줄이며 군살 빼기에 나선 것의 효과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랄라블라, GS25, GS 더 프레시(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 네트워크를 통합 총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유닛(BU)'을 출범시키며 점포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각 사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편의점에 매출 부진에 빠진 타 브랜드를 접목시켜 수익성을 높이려는 방침 아래 탄생한 것이 '숍인숍 매장'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편의점 수익성도 함께 높여 시너지를 창출하고, 자율경쟁 협약으로 인해 출점 경쟁이 어려워진 업계 현황을 타개해 나가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매장은 적자 속 출점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고, 편의점은 출점 자체가 어려워진 만큼 '숍인숍 매장'은 업계 입장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며 "현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