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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남매의 난 ①] '3자 동맹' 조현아 쿠데타…조원태 반격에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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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지키기 위해 지배구조·재무구조 적극 개선 뜻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에 불만을 품고 반기를 들었지만, 오히려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요 주주들과 손을 맞잡고 내달 주주총회에서 공동 행동에 나설 뜻을 예고했지만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그룹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개선할 뜻을 밝힌 데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조 회장의 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이후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반격을 이어가면서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그룹 경영을 처음 공식적으로 비판한 것은 지난해 12월 23일이다.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도 "조 전 회장의 상속인 가운데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가족들 가운데 혼자만 경영에 복귀하지 못해서다. 특히 지난 2018년 동생인 조 전무(당시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에 고(故) 조 전 회장의 요구로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는데, 동생이 지난해 6월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진그룹 정기 인사 때도 경영에 복귀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첫 반기를 든 날 한진그룹은 바로 조 전 부사장의 입장문을 '논란'으로 치부하며 국민과 고객, 주주들에게 사과하는 입장문을 내고 수습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당시 입장문에서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며 "최근 그룹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금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이때부터 업계에서는 경영권을 두고 '한진가(家) 남매의 난'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라, 다른 주요 주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됐다.

가족인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가운데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주목됐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 고문 자택에서 조 회장과 이 고문이 격하게 충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그룹 경영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이 고문이 묵인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로 지난해 12월 30일 모자가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내면서 수습에 나서긴 했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러한 가운데 남매의 난이 한 달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듯싶었을 즈음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의 다른 주요 주주들과 손을 잡고 등장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이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과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을 구성했는데, 이 때문에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의 합과 조 전 부사장 측 우호지분의 합이 각각 33.45%와 32.06%로 격차를 좁히게 됐다.

3자 연합은 특히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합의한 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며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특히 세 주주가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KCGI가 한진그룹에 꾸준히 요구해온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경영권을 위협하는데 대한 조 회장은 반격은 꽤 컸다. 먼저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이어 지난 6일과 7일 각각 진행된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에서 KCGI가 그동안 한진그룹에 요구해 온 것들에 대한 이행 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줬다.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매각을 연내로 못 박았다. 아울러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 LA소재 월셔그랜드센터와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 사업성 검토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한진그룹 핵심 역량인 항공운송 사업과 물류사업 경쟁력을 더욱 키우기로 했다.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모두 KCGI가 지속적으로 한진그룹에 바라는 점으로 제시해온 것들이다. 동시에 이는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차단하기 위한 반격의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그간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한다면 그룹 내 호텔·레저 사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전까지 왕산레저개발 대표이사였다. KCGI도 조 전 부사장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경우인 만큼 다시 적으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의 반란은 조 회장의 강한 반격에 미수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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