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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작년 4Q 실적 '비상'…마진 축소에 운임비까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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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적자에 이어 탱커용선료 전년보다 2배 증가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에도 부진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미국과 이란의 충돌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인해 대형선박 운임료,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월별 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에 대한 드론 테러 공격 이후 10.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계속해서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이하를 기록할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 때문에 올해 4분기 대규모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이 폭락한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정유제품 수요 감소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트레이딩 업체가 추가 가격하락에 베팅하며 정유수요가 급감했다. 선박 연료 황함량 규제인 국제해사기구(IMO) 2020의 시행으로 인해 벙커C유 가격이 반토막난 것도 정유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중국산 석유제품 생산량 증가도 정제마진을 끌어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11월 석유제품 수출량도 전년 대비 63.5% 증가했다. 중국의 정제처리량은 신규 설비가 증설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9.6%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시현했다.

아울러 중동위기에 따른 유통비 증가도 정유업계에 악재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따라 9일 기준 중동과 중국 기준 탱커용선료(TCE)는 하루당 10만5천81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8만1천365달러) 대비 30% 증가, 전년(3만4천674달러) 대비 205% 증가한 수치다.

이 밖에도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기존 구매해 비축해둔 원유의 재고평가 이익으로 작용해 호재다. 하지만 급격히 상승한 유가는 수요위축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마진을 악화시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정유업계의 다운사이클이 계속되고 있다"며 "업황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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