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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미래차 비전 ③] 파주→분당 15분 주파…하늘길도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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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사업부 신설…"이동의 자유 제공할 것"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파주에서 분당, 송도에서 의정부까지의 거리를 각각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을까.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를 이용했을 때 2시간 여 걸리는 이 거리를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를 통해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UAM을 이용해 200km/h의 순항속도로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거리를 50km의 직선거리로 1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착륙시간, 승하차시간 등을 고려해도 20분이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9월 UAM 핵심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했다.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먼저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 관련 개념을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여러 용어가 혼재돼 사용될 뿐 아니라 통칭되기도 해서다. UAM은 도심에서 이용되는 항공 모빌리티인데 승객운송과 화물운송을 모두 아우른다. 공중비행으로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수직이착륙을 활용해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 이동이 가능해 자동차와 항공기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적인 미래 도심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UAM에는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항공기),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전기수직이착륙), 에어 택시(air taxi) 혹은 드론(무인비행체) 택시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PAV는 자가용 개념이고, eVTOL은 PAV에 해당하지만 모든 동력을 전기 모터에서 얻는다. 에어 택시나 드론 택시 등은 서비스 관점에서 불리는 명칭으로 eVTOL 기체를 쓰는데, UAM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UAM의 대두 배경에는 전 세계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인구 1천만 명 이상 도시 확산)가 자리한다. 현대차그룹은 UAM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현재 전 세계 메가시티화로 도시 거주자들의 이동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물류 운송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UAM을 통해 고객에게 이동의 자유로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수도권 평균 출퇴근 시간이 133분인데,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28분의 4.8배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 교통 혼잡 비용은 30조3천 억 원으로 수도권만 산출하면 17조4천 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수도권을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대 드론택시를 이용할 경우 자동차나 대중교통 이용했을 때보다 80~90% 가량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교통 혼잡 비용도 약 2천700여 억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 배경도 있다. 현재 배터리 기술이 전기자동차와 함께 빠르게 발전한 덕분인데, 시장에서는 현재 배터리 기술 수준을 고려해 50km 이내를 왔다 갔다 할 도심용 eVTOL 기체 개발에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UAM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은 1조5천 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쉐 컨설팅은 2035년 에어택시 시장은 약 35조 원, 여기에 제반서비스를 모두 합하면 약 80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것도 대중교통을 대체할 UAM이다. 현대차 미래모빌리티시스템연구팀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는 PAV보다 UAM에 특화한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인용 항공기인 PAV보다 대중교통용인 UAM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AV처럼 일반인이 원할 때 아무 때나 타고 다니는 용도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경로가 있어 허브에서 허브로 날아가는 기체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국내 기술 수준으로 기체 개발은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차 미래모빌리티시스템연구팀 관계자는 "지금 국내뿐 아니라 현대차 내부 역량으로도 기체 개발(설계)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제작하고 인증도 받아야 해서 시간은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존 항공기 제작 관련 규정들이 있는데, UAM의 대표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이는 eVTOL 기체를 이용한 에어택시의 경우 전기 모터가 동력원이기 때문에 엔진 자체가 없어 제작 규정이나 인증 기준 등을 바꿔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eVTOL 시장에 뛰어들어 기체를 개발을 하고 있는 기업만 200여 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에어버스뿐 아니라 토요타, 다임러, 포르쉐 등 완성차업체도 뛰어들었다.

기체 운영 즉 서비스 측면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우버다. 우버는 수요에 기반한 교통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체 제작사들뿐 아니라 인프라, 전력, 배터리,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력해 나가고 있다. 목표는 2020년 실증, 2023년 상용화서비스 제공이다. 시범도시는 미국 LA와 댈러스, 호주 멜버른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궁극적으로 이러한 기체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UAM 플랫폼 사업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 공개한 <2025 전략>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로 전환하고 총 61조1천 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또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각종 첨단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사업을 위해 지난 11월 미국 LA에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법인 '모션 랩'을 설립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도가 높아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 환경이 활성화돼 있는 LA에서 미래 사업 모델을 실험하고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정부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는 드론택시에 관한 종합적인 정책을 다룰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을 신설한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지난 9월 PAV 개발과 교통산업 활성화 등을 위한 '민관 합동 PAV산업 발전전략협의체'를 발족하고 'OPPAV(Optionally Piloted Personal Air Vehicle·자율비행 개인항공기) 개발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개발사업에 현대차도 참여한다.

지난 10월 정부는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플라잉카 실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못 박기도 했다. 단계별로 보면 2022년까지 교통체계 기반기술 개발, 2023년까지 관련 핵심 기술 확보와 안전기준 제·개정을 추진, 안전성 실증을 거쳐 2025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배터리와 모터, 경량소재,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UAM사업에 적극 활용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대량생산과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을 큰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미래모빌리티시스템연구팀 관계자는 "2040년쯤 되면 UAM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대응할 수 없다"며 "현재 전 세계 200개에 가까운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대부분 영세한 업체들이고 아마 2040년까지 버틸 체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탑 5~10 정도만 살아남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체 개발을 현대차그룹이 하고 그 외 인프라, 통신 등은 전 세계 협력사들과 같이 해나가면서 준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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