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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성인 콘텐츠 해부 - 하] 성인물 활성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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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소년 접속 차단, 양질의 콘텐츠 개발 등 던져진 과제들이 많다.

또 사회적으로 성인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 성인물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떳떳이 사업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모바일 산업 발전에 기여토록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모바일 성인 콘텐츠의 수위에 대해선 크게 지적할 바가 없다. 실질적인 무선 인터넷 망 개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미지 관리를 위해 성인물에 대해 철저하게 사전 검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무선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산업협의회에 유해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한다.

성인물의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까지 3중, 4중 심사를 거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등위의 심의를 거친 성인물이라 해도 이통사에서 서비스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모바일 성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ㅂ업체 총괄팀장은 "예전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수위가 너무 낮다'고 대답했다"며 "현재로선 모바일상에 통상적으로 '음란물'이라 일컬어지는 콘텐츠는 전혀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인증 체계가 너무 허술해 청소년들이 성인 콘텐츠에 공공연히 접할 수 있도록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인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성인인증을 거치게 돼있지만, 부모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초·중·고 학생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부모 또는 기타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만 도용하면 20세 미만 청소년들이 얼마든지 성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선 인터넷의 경우 각종 성인인증 방법 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청소년 유해 매체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돼 있지만, 무선 인터넷은 그렇지 않다. 허술한 성인인증 체계 외에 효과적인 청소년 접속방지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또한 이통사의 부가 서비스 중 하나인 '선물하기' 기능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기능을 통해 성인용 콘텐츠나 게임이 자유롭게 청소년에게 전달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웹에서 음성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셀프 누드'가 '선물하기' 기능을 타고 청소년 층 사이 확산될 수도 있다.

따라서 모바일 성인 콘텐츠의 활성화에 앞서 성인인증 체계와 기타 청소년 유해물 접속방지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보강할 필요가 있다.

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는 "최근 아이가 부모명의로 된 휴대폰을 통해 성인 동영상물을 마구 내려 받아서 본 일에 대해 상담을 한 적이 있다"며 "이통사들이 청소년의 성인 콘텐츠 접속금지 기능이나 요금제한에 대해 부모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물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어른이 성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변태'로 몰아 부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내에선 '성', '섹스' 등의 단어에 대한 인식이 너무 폐쇄적인 게 사실이다.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떳떳이 길가에 들어서지 못하고, 임시간판을 내걸고 도로변에서 '물건'을 파는 행상들이 많다는 것이 그 점을 간접 증명한다.

성인물은 유·무선 인터넷 이용자들이 증가하는 데에 기여했고, 나아가 산업적 발전의 토대가 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무선 인터넷 혁명'을 앞두고 양질의 성인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해봐야 할 때이다.

현재로선 이통사들이 무선 콘텐츠를 틀어쥐고 철저히 감시하고 있지만, 무선 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숙명적으로 오게될 실질적인 망 개방 시대엔 상황이 달라진다. 성인 콘텐츠가 서비스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심의체계도 보다 간소화 될 수 있다.

유·무선 인터넷 성인 콘텐츠의 맹점은 음란물과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감상하기에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성인물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시선이 꽂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성인물 제작 업체들의 경우 죄 없이 사업내용을 숨기거나, 회사 자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신문이나 방송은 고사하고 네티즌들이 많이 찾는 포털 사이트에도 광고 게재를 거부당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꾸 스팸메일이나 음란물 사이트를 통해 홍보·마케팅을 하다보니 일반인들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동영상이나 그래픽에 대해 음모의 노출 여부, 실제 성행위 여부, 가학적인 성폭행·범죄·살인을 다루는지 여부 등의 문서상 기준을 통해 성인물과 음란물을 가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들어 선을 긋기엔 애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인물 심의 관계자와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이 함께 모여 유해성 여부와 함께 일반 성인들의 요구사항, 산업적 측면의 기여도 등을 수렴해 보다 명확하게 성인물과 음란물을 구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영등위나 정통윤의 심의에 대해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성인 콘텐츠 관련 전문단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은 성인 콘텐츠 업체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음란물과 별다를 것이 없는 저질 성인물을 양산하는 일에 집중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성 관련 상담이나 건전한 미팅·채팅 서비스 등 성인들의 구미를 당기면서 그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는 얼마든지 많다. 따라서 업체들은 기획과 아이디어가 집중된 양질의 성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에 보다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간 국내에선 성인물을 이용하는 이들의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음에도, 성인 콘텐츠의 개방에는 다소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성인 콘텐츠=저질=음란=변태'로 이어지는 인식구도 하에선 이용자는 많은데, 괜히 이에 대해 쉬쉬해야 하는 모순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모바일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성인 콘텐츠 시장의 발전이 더뎌지는 것은 물론이다.

모바일 성인 콘텐츠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여러 측면에서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성에 대해 닫혀있는 마음을 좀더 열어 보여야 한다는 데에서는 일치하고 있다.

아름다운성교육연구소의 정명란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어른들은 성에 대해 궁금증이 굉장히 많으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걸 너무 쑥스러워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건전한 성인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더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정원의 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은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될 필요성은 있지만, 최근 인터넷이나 모바일상의 성인 콘텐츠가 자극적이고 퇴폐적으로 흐르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섹스는 육체적인 관계 뿐 아니라 정신적 교감이 수반되는 행위"라며 "성인물을 접하는 데 있어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영등위 비디오물분과의 조명현 의장은 "성인물의 심의에 대해선 나름대로 명확한 규정을 설정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성인물은 비도덕, 퇴폐, 음란 등 자극적인 설정이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체에선 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방되는 추세에 있다고 하지만, 도덕성은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성인물에 대한 심의가 완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 한국TV의 신우일 전략기획팀장은 "국내에선 유교적인 인식이 강해 성이라 하면 자꾸 음성화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성인 콘텐츠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음란물과 동일시되는 인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체들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성인물이 자극적으로 흐르는 점에 대해선 경계하고 있다"며 "모바일 콘텐츠의 한 영역으로서 이용자에게 건전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성인물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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